반응형 영화262 O2 - 캡슐에 갇힌 그녀, AI는 진실을 말하는 걸까? 한 여성이 빨간 비상 조명만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꺠어난다. 그 크기는 마치 관과 같은 정도. 공포에 사로잡혀 몸부림치지만 바깥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넷플릭스 영화 O2(Oxygen, 2021)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녀는 의료 인터페이스 담당 AI인 밀로의 안내에 의해 의료용 극저온 캡슐에 갇혀있으며 산소는 35% 밖에 안 남았음을 알려준다. 그녀에게는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밀로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떠올리려 노력한다. 산소는 줄어드는 와중에 경찰서에 연락하는데 성공하고 그들은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이 작품의 선배 격인 베리드(Buried, 2010)와 비슷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리메이크도 아닌 다른 영화가 똑같이 진행되면 재미없기에 O2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영화 2022. 8. 29. 어카운턴트 - 회계사 또는 킬러 업계의 우영우? 어카운턴트(The Accountant, 2016)는 고기능 자폐증을 가진 수학 천재인 크리스천 울프가 회계사이자 킬러로 활동하는 이야기다. 천재적인 수학 실력을 가졌다는 면에서는 최근 방영이 끝난 드라마 신기한 변호사 우영우(2022)가 생각나는 부분이기도 한데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이들을 소재로 삼은 영화나 드라마는 적지 않다. 자폐증으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던 크리스천 울프의 어린 시절은 물론이고 그의 부모와 동생과의 관계까지 잘 엮어서 현재까지 지루하지 않게 끌고 오는 이야기 솜씨는 제법 볼 만 하며 형제를 맡은 벤 애플렉(Ben Affleck), 존 번설(Jon Bernthal)과 전체를 조망하는 입장인 J. K. 시먼스(Simmons) 또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영화 2022. 8. 26. 올드 가드 - 죽지 않는 자들의 싱거운 이야기 샤를리즈 테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넷플릭스 영화 올드 가드(The Old Guard, 2020)는 요 2~3년 동안의 헐리웃 영화 트렌드를 잘 살펴볼 수 있는 총집합같은 영화다. 인류에게는 나이를 먹어도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가 있고 이들이 힘을 합쳐 정의를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다루는 올드 가드는 기존의 하이랜더(Highlander, 1986)와 같은 불멸자 장르의 클리셰에 더해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내용까지 집어넣다 보니 주인공 일행에게 위기가 닥쳐도 줄거리를 예상하기 너무 쉽게 되어버렸다. 그런 많은 내용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늘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고 액션도 새로운 건 없어 아쉬운 편이다. 특히 수백~수천년 동안 전사로 살아온 이들이 기껏해야 수십년 전투 기술을 연마한 인간들과 비슷한.. 영화 2022. 8. 25. 터널 - 무너진 터널 속, 살아남는데 필요한 것은? 터널(Tunner, 2016)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통과하던 터널이 갑자기 붕괴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통 여러 명이 한꺼번에 당하는 헐리우드식 재난 영화와는 다르게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한명만 살아남으며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 아예 관심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주인공은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지만구조 노력은 대부분 허사로 끝나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비극 그 자체로 끝나는 원작과는 다르게 그나마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소설에 없던 미나와 탱이 덕분이 아닐까 싶지만 하정우와 배두나, 오달수가 벌이는 연기 덕분에 관객도 끝까지 잘 볼 수 있었다. 재난 영화긴 한데 대한민국 맛을 진하게 섞은 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 이리워치 별점 ★ 6/.. 영화 2022. 8. 23. 레디 오어 낫 - 새댁과 시월드의 정말 살벌한 결전 레디 오어 낫(Ready Or Not, 2019)은 얼떨결에 수상한 의식의 제물이 된 새 신부가 하룻밤 동안 살아남기 위한 피비린내나는 투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마라 위빙(Samara Weaving)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신혼의 아내인 그레이스 역을 맡아서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인다. 큰 부를 거머쥔 도마스 가문에 시집온 그레이스는 처음에는 가녀린 신부이자 새댁이었지만 생명의 위협에 스스로 각성하면서 가문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려는 시댁 식구들을 하나하나 처리한다. 보통은 정반대가 될텐데 상황의 반전이 주는 쾌감을 제대로 표현한 영화라 하겠다. 물론 피와 살이 흘러넘치는 작품인지라 적응할 수 있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때 로맨스 영화를 주름잡았던 앤디 맥도웰(Andie.. 영화 2022. 8. 21. 낙원의 밤 - 남는 건 차승원 뿐 낙원의 밤(Night in Paradise, 2021)은 신세계(2013)와 마녀(2018) 등의 영화로 잘 알려진 박훈정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잡고 내놓은 영화다.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신세계와 같이 조직폭력배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기에 나름 기대를 하고 본다면 실망할 것이다. 매우 결이 다른 영화기 때문. 꽤 규모있는 서사를 그리는 신세계와는 달리 낙원의 밤은 극소수 인물들의 감정의 흐름에 집중되어 있기에 주인공인 태구와 재연에 대한 묘사는 적지 않다. 불행한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작게나마 위로가 된다는 이야기도 담으려 했겠지만 안타깝게도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기에는 모자란 수준이다. 게다가 태구는 조금 이르게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고 그 복수는 시한부인생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 영화 2022. 8. 20. 좀비랜드: 더블 탭 - 조금 늦었지만 여전한 좀비랜드 좀비랜드: 더블 탭(ZOMBIELAND: DOUBLE TAB, 2019)는 기존 좀비랜드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은 데다가 전편의 출연진까지 다 나오는, 전작의 팬들이라면 두팔 들어 환영할만한 작품이다. 물론 전작에서 무려 10년이나 지난 터라 그만큼의 신선함은 부족하지만 팬 서비스 만큼은 충분하다. 주역 4인방이 그대로 나오고 심지어 카메오였던 빌 머레이가 쿠키 영상에까지 등장하며 재미를 선사한다. 내용이 전작보다 더 가벼워졌고 좀비로 인한 위협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지만 이 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은 전편을 봐야 제대로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이겠다. 참고로 부제로 쓰인 더블 탭은 전편에 나온 콜럼버스의 생존 규칙 두번째 항목인데, 좀비랜드의 두번째 영화라 그렇게 붙인 듯 하다.. 영화 2022. 8. 19. 좀비랜드 - 좀비 코미디도 이 정도면 예술 좀비랜드(ZOMBIELAND, 2009)는 보통 공포 쪽으로 취급되는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에 각종 패러디와 코미디를 잔뜩 끼얹은 작품이다.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결과물이 다소 조잡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 다른 좀비 영화와는 달리 세련된 편집과 연출은 13년이 지난 지금 봐도 괜찮고 콜럼버스, 탤러해시, 위치타, 리틀록이라는 개성있는 등장인물들 덕분에 지금까지도 좀비 코미디 장르 가운데에서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Shaun Of The Dead, 2004)와 함께 첫 손에 꼽히게 되었다. 특히 영화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콜롬버스의 생존 규칙들은 그가 일행을 만나 겪는 인격적인 성장도 표현해주는 좋은 장치. 콜롬버스의 옆집 미녀로 잠깐 나오는 엠버 허드의 모습을 보면 여러가지 의미에서 한숨이 나오며 빌 머레이는 .. 영화 2022. 8. 18. 호텔 아르테미스 - 존 윅의 컨티넨탈 호텔이 병원이 된다면 호텔 아르테미스(Hotel Artemis, 2018)는 범죄자 전용 비밀 병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범죄자들은 회비를 내고 만약의 경우 안전이 보장되는 호텔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사실상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범죄자를 상대로 하는 만큼 까다로운 규정을 갖고 있지만 이런 장르가 늘 그렇듯 그 규정이 하나 둘씩 무시되면서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원래 영화 속의 규정이라는 녀석은 엄격하면 엄격할수록 깨라고 있는 거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조디 포스터는 아르테미스의 독특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며 잠깐 나오는 악당 대장 역의 제프 골드블럼, 니스 역의 소피아 부텔라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1시간 33분의 길지 않은 상영 시간 또한 적당하다. 다만 이야.. 영화 2022. 8. 17. 노바디 - 야옹이 팔찌는 러시아 마피아를 전멸시켰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알고 보면 대단한 사람이었고 재수없는 악당들이 그를 건드렸다가 혼쭐이 난다는 이야기는 제법 많이 쓰이는 소재다. 하지만 노바디(Nobody, 2021)의 악당은 나쁜 놈들이긴 하지만 그를 먼저 건들지도 않았다. 허치 맨셀은 전직 특수요원이지만 정체를 숨긴 체 가정을 꾸미고 남편이자 아빠로 살아간다. 어느 날 강도 사건을 당해 빼았겼다고 생각한 막내딸의 야옹이 팔찌를 찾으려다가 러시아 마피아들과 엮이고 당연히 이들을 모두 해치운다는게 이 영화의 줄거리. 나중에 나오지만 야옹이 팔찌는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 이런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 평범했던 모습과 비범하게 다시 각성한 상태의 차이를 표현하는 일이 되겠다. 그 간격이 크면 클수록 관객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도 커지기 때.. 영화 2022. 8. 16. 카터 - 촬영은 첨단인데 이야기는 부족하다면 정병길 감독의 넷플릭스 액션 영화 카터(Carter, 2022)는 여러 모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핸드헬드 촬영 기법이나 헬리캠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여 기존에는 힘들었던 구도에서의 영상을 현란할 정도로 그것도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하드코어 헨리(Hardcore Henry, 2015)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같은 이 작품 또한 원테이크를 표방한 롱테이크 촬영 기법으로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며 잠시도 쉬지 않고 보는 이들까지 몰아부친다. 감독의 야심이 적극 표출된 촬영 기술과는 달리 아쉽게도 연출과 각본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 영화의 전개는 마치 게임 진행을 닮았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벤트 장면과 싸우는 액션 장면의 반복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 영화 2022. 8. 15. 더 로드 - 끝없는 도로에 갇힌 가족 더 로드(Dead End, 2003)는 한 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시골길을 지나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아버지가 부인, 딸, 아들, 딸의 남자친구를 태우고 외가에서 함께 크리스마스를 지내기 위해 밤에 차를 몰고 가는 중, 길가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하얀 옷의 여성을 만나 태워준다. 그 뒤부터 이상한 일이 연속으로 발생하고 차를 멈출 때마다 가족 가운데 죽는 사람까지 생긴다. 아무리 가도 길은 끝나지 않고 심지어 숲 속으로 걸어들어가 봐도 다시 차로 돌아오는 알 수 없는 혼돈 속에서 마침내 진실은 밝혀진다. 지금 봐도 괜찮은 수수께끼같은 전개와 좋은 반전을 갖고 있는 이 영화는 나왔던 2003년 당시에는 더욱 놀라운 작품이었다. 극장에 걸리지 못하고 바로 DVD로 출시되었지만 90만달러의 제작.. 영화 2022. 8. 14.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2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