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길 감독의 넷플릭스 액션 영화 카터(Carter, 2022)는 여러 모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핸드헬드 촬영 기법이나 헬리캠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여 기존에는 힘들었던 구도에서의 영상을 현란할 정도로 그것도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하드코어 헨리(Hardcore Henry, 2015)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같은 이 작품 또한 원테이크를 표방한 롱테이크 촬영 기법으로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며 잠시도 쉬지 않고 보는 이들까지 몰아부친다.
감독의 야심이 적극 표출된 촬영 기술과는 달리 아쉽게도 연출과 각본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 영화의 전개는 마치 게임 진행을 닮았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벤트 장면과 싸우는 액션 장면의 반복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에서야 플레이어가 직접 참여하면 몰입도가 높아져서 이벤트 씬에서의 다소 어색한 전개도 눈 감아줄만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보기만 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카터의 어색한 이벤트 장면은 많이 거슬리며 몇번 정도 이런 반복을 겪고 나면 식상함을 느낄 만하다.
시종일관 변화무쌍한 카메라 워킹이 어지럽게까지 느껴지면 시청을 그만 두고 싶어진다. 그리고 액션 장면 또한 보다 보면 카터는 천하무적처럼 여겨져서 나중에는 아무리 강하고 많은 적들과 싸워도 걱정이 안 된다.
아마도 감독이 액션 장면을 먼저 구상하고 그 사이를 연결한 이야기 씬을 나중에 채워넣은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지만.
헬리캠과 핸드헬드 캠의 적극적인 사용 덕분에 다양한 구도에서 역동적인 영상을 보여주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들 카메라의 제한적인 화질로 인해 작품 전체적으로 영상의 품질이 들쑥날쑥한 문제도 있고 어색한 CG도 종종 보인다. 그러나 이는 이야기 진행이 훌륭했다면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
이러저러해서 결과물의 완성도는 여러가지 면에서 지적할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터는 액션 영화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개척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한 작품이다. 잔인한 장면도 많지만 독특한 액션 영화 좋아하신다면 한번 보셔도 좋겠다.
그런데 롱테이크 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영화 내내 아무 것도 안 먹는 것 같은데, 다이어트 중인가.
이리워치 평점 [?]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title/81399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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