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살인12 머더 미스터리 2 - 머더만 있고 미스터리 없는 킬링타임 영화 머더 미스터리 2(Murder Mystery 2, 2023)는 전편에 이어 사건에 휘말린 닉과 오드리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영화다. 겉으로나마 추리극 형식을 취했던 전편과는 달리 이번 후속편은 닉과 오드리의 좌충우돌 액션극이라고 봐도 좋을 듯. 전편에도 살인(murder)은 있었지만 추리(mystery)는 거의 없었는데 이번 편은 아예 추리는 날려버리고 납치와 살인, 그리고 액션과 코미디로 점철되어 있다. 코미디는 애덤 샌들러 스타일이라 좀 더 돌려까는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헛웃음만 나올 듯. 결말은 당연히 닉과 오드리가 힘을 합쳐 악당들을 무찌르고 범인을 잡는 해피엔딩. 중요한 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장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것. 가볍게 가볍게 보고 넘어가시길. 이야기.. 영화 2023. 4. 7. 출구는 없다 - 소녀의 납치범은 이 안에 있다 출구는 없다(No Exit, 2022)는 폭설때문에 한 곳에 갇힌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약 중독으로 재활시설에 머물고 있던 다비는 엄마가 뇌동맥류로 위험하다는 소식에 시설을 탈출한다. 엄마에게 가던 다비는 폭설로 인해 가까운 관광안내소로 대피하는데 그곳에는 이미 4명이 폭설로 갇혀있었다. 다비는 휴대폰의 전파가 닿는 곳을 찾다가 주차되어있는 승합차 안에 한 여자아이가 납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납치범은 함께 있는 네명 안에 있겠지만 경찰과 연락할 길이 없다. 다비는 무사히 아이를 구출하고 엄마에게 갈 수 있을까? 기상 재해 등으로 인해 폐쇄된 지역에 갇힌, 하지만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벌이는 이야기는 은근히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다. 이 영화 역시 이런 장르가 갖는 기본적인 재미는 .. 영화 2023. 2. 27. 나일 강의 죽음(2022) - 추리는 부족한데 낯설어진 포와로 나일 강의 죽음(Death on the Nile, 2022)은 케네스 브래너(Kenneth Branagh) 감독이 연출하는 두번째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로, 역시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소설에 기반한 작품이다. 유명한 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이집트 여행을 갔다가 도일 부부의 호화로운 신혼여행에 끼어들게 된다. 최고급 여객선을 타고 나일강을 유람하는 가운데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이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포와로는 또 다시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 역시 케네스 브래너가 맡은 전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2017)과 비슷한 스타일로 각색되어 있다. 사람들 사이의 사랑과 갈등에 가장 집중하고 있으며 주인공인 포와로 또한 많은 부분이 달라져 관객에 따라 좋고 싫음이 갈릴 듯. 배역 또한 많이 바뀌었는데 193.. 영화 2023. 2. 17. 오리엔트 특급 살인(2017) - 포와로에 신파를 끼얹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은 추리소설 계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34년에 나온 이 소설은 워낙 유명한 만큼 전에도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각색되어 나온 바 있으며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74년의 장편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74)일텐데, 오늘 다루는 2017년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르큘 포와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으로 많은 사건을 해결한 바 있다. 중요한 사건 의뢰를 받고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타고 가는 중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눈사태로 인하여 경찰의 접근은 불가능한 상황. 그는 .. 영화 2023. 2. 16. 가재가 노래하는 곳 - 습지에서 홀로 사는 소녀 가재가 노래하는 곳(Where the Crawdads Sing, 2022)은 습지에서 홀로 사는 소녀의 삶을 다룬 영화로 델리아 오언스가 같은 이름의 소설이 원작이다. 습지에서 살고 있던 소녀 카야는 아빠의 가정 폭력이 심해지자 엄마와 다른 가족이 차례차례 떠나고 아빠까지 떠나자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영위하게 된다. 다행히 도와준 부부가 있어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하게 되고 근처에 살던 테이트가 공부를 도와주다 서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대학에 간 테이트는 약속과 달리 돌아오지 않았고 그 빈 자리를 메우듯 체이스라는 남자가 다가오지만 그는 겉과 속이 달랐다. 영화에서 카야와 그녀가 살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습지는 무척 잘 어울린다. 대자연을 다룬 다큐멘터리처럼 장엄한 영상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습지와 .. 영화 2023. 2. 10. 씨 하우 데이 런 - 애거사 크리스티 시대 런던 배경의 심심한 추리물 씨 하우 데이 런(See How They Run, 2022)은 1950년대의 영국 런던에서 펼쳐지는 추리물이다. 이 작품에는 흥미롭게도 실존 인물과 연극이 등장한다. 바로 미스터리의 여왕(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애거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연극 쥐덫(The Mousetrap)이다. 실제로 이 연극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1952년에 개막,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쉴 때까지 계속 공연했다. 2021년 다시 개막하여 지금까지 3만회에 가깝게 공연했으며 런던 시민 1천만명 이상을 관객으로 맞이했으니 정말 대단하다. 작품 속에서 나오는 연극 쥐덫에 대한 제반 사항은 실제 역사에 기반한 부분이 많다. 씨 하우 데이 런은 이 연극의 100회 기념 파티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 이를 해결하기.. 영화 2022. 12. 10. 세번째 손님(인비저블 게스트) - 밀실살인 의심받는 불륜남, 그는 과연 범인일까? 우리나라 극장에는 인비저블 게스트로 개봉했고 넷플릭스로는 세번째 손님으로 공개한 이 작품 Invisible Guest(Contratiemp, 2017)는 오리올 파올로 감독의 스페인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한국 영화 자백(2022)의 원작이기도 하다. 불륜 관계였던 여성에 대한 밀실 살해 혐의로 위기에 처한 주인공 아드리안은 특별히 고용한 변호사 비르히니아 고드만을 만나 사건에 대해 증언하게 된다. 고드만은 법적인 차원에서 증언을 면밀하게 검토, 아드리안을 범죄 혐의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해 그의 이야기에 드러나는 오류를 지적한다. 그리고 새로운 진실이 드러난다. 아드리안과 비르히니아 대화에 따라 과거 기억이 조금씩 바뀌어 재현되다가 결국 진상에 도달하는 과정은 나름의 재미를 준다. 문제는 중.. 영화 2022. 11. 13. 나를 찾아줘 - 고급스러운 사랑과 전쟁, 불륜 영화의 걸작 나를 찾아줘(Gone Girl, 2014)는 아내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남편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실종된 아내로 인해 때로는 동정을, 때로는 의심을 받는 남편 닉 역의 벤 애플렉(Ben Affleck)의 연기도 괜찮았지만 역시 압권은 아내인 에이미 역을 한 로자먼드 파이크(Rosamund Pike)였다. 그녀의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연기는 감독인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의 세련된 연출과 잘 맞물려 2시간 29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쉬지않고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우리나라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같은 불륜 드라마를 매우 고급스럽게 영화로 만든다면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도 해볼 수 있겠다. 미혼이건 기혼이건 결혼 .. 영화 2022. 11. 4. W 살인사건 - 살인은 주부도 각성시킨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전업주부인 마그다가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W 살인사건(W jak morderstwo, In for a murder, 2019)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폴란드 영화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미스 마플 시리즈와 닮은 곳이 많다. 평범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탐정 역인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또한 마찬가지. 덕분에 관객들 또한 어느 정도는 미스 마플 시리즈 같은 정통 추리물을 기대하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 마그다에게는 풀어야 할 살인사건도 있지만 자신을 무시하는 권위주의적인 남편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이 두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지라 이야기도 두 갈래로 나눠진다. 정작 살인사건은 발견부.. 영화 2022. 9. 22. 러빙 어덜츠 - 덴마크식 불륜 영화도 볼만해 넷플릭스같은 글로벌 OTT 서비스를 국내에서 이용 가능하게됨으로써 좋아진 점 가운데 하나는 세계 영화/드라마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던 나라의 작품들도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겠다.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꽤 많은 작품들이 세계의 관심을 얻고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와닿는 부분. 그리고 우리나라의 평범한 시청자들 또한 넷플릭스를 통해 잘 보지 못했던 유럽이나 동남아, 인도, 중동 등 낯선 지역의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가운데 한 작품이 덴마크에서 온 오늘의 주인공인 러빙 어덜츠(Kærlighed for voksne/Loving Adults, 2022)다.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함께 해 온 크리스티안과 레오노라는 어려운 시절부터 함께 해왔지만 크리스티안의 불륜으로 그들의 가정 생활.. 영화 2022. 9. 15.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 미국은 그들에게도 기회의 땅이었을까 미국은 흔히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지만 전부 다 그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넷플릭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 2020)는 미국에 태어났지만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오하이오의 노컴스티프와 웨스트버지니아의 콜크리크라는 미국 사람도 잘 모를 것 같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이 영화의 주역들은 초강대국의 길을 걷던 미국에서도 소외된 계층에 속한다. 2차대전의 병역을 마쳤고 성실하게 일하지만 여전히 가난에서는 벗어날 수 없던 아버지와 그 아들 또한 베트남 파병을 꿈꾸며 마무리되는 일종의 루프를 생각해 보면 고난으로 가득 한 윤회가 떠오를 정도. 이기심과 욕망으로 가득한 사람들 사이에서 덜 이기적이고 더 나누려는 주인공과 그 .. 영화 2022. 7. 24.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속물 변호사가 세상을 상대하는 법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The Lincoln Lawyer, 2011)는 돈 밝히는 변호사인 미키 할러가 부자 의뢰인을 맞아 법정 안팎에서 벌이는 이야기다. 속물이긴 하지만 그는 변호사로서 유능하다. 두번 이혼했지만 전처들과는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며 딸에게도 애정을 갖고 있으며 의뢰인들과도 대부분 잘 지낸다. 그러나 새로 맞은 의뢰인은 돈이 많은 건 좋지만 자기 이상의 속물인데다가 변호사인 자신까지 속이려 든다. 미키 할러를 맡은 매튜 맥커너히(Matthew McConaughey)는 느물거림 속의 날카로움 또한 자연스럽게 섞어주는데, 2022년 새로 나온 넷플릭스 드라마의 미키 할러보다 더 날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첫번째 부인 역할로 11년이 지난 지금과.. 영화 2022. 7. 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