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은 추리소설 계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34년에 나온 이 소설은 워낙 유명한 만큼 전에도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각색되어 나온 바 있으며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74년의 장편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74)일텐데, 오늘 다루는 2017년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르큘 포와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으로 많은 사건을 해결한 바 있다. 중요한 사건 의뢰를 받고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타고 가는 중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눈사태로 인하여 경찰의 접근은 불가능한 상황. 그는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아가기 시작한다.
감독이자 주인공 에르큘 포와로를 맡은 케네스 브래너(Kenneth Branagh)는 셰익스피어 전문 연출가 겸 배우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오리엔트 특급 살인 역시 그의 영향을 깊게 받아 많은 부분이 바뀌어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각색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바로 주인공인 에르큘 포와로에 대한 해석.
케네스 브래너가 연출하고 연기하는 에르큘 포와로는 자만하는 만큼 뛰어난 탐정이며 수염을 기르고 약간의 강박증에 시달린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이 원작 소설에서 묘사된 인물과 다르다. 포와로의 이성보다는 감정적인 면이 특히 강조되었으며 마지막 해결 장면에서는 절절한 연설까지 하는데 이 제법 긴 연설에는 포와로의 마지막 사건에 대한 포석을 놓아둔 것 같기도 하다. 여기에 굳이 포와로의 액션 장면까지 낑겨 넣었다.
다른 출연자들 또한 마찬가지. 심지어 허바드 부인의 경우는 마지막에 한국 영화를 보는 듯한 신파가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오마주한 장면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제작진은 처음부터 포와로다운 이성과 논리의 추리 영화보다는 서유럽의 고전적인 감동 연출을 끼얹고 싶었던 듯 하다. 문제는 그게 포와로와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질감을 견딜 수 있다면 좋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가 되겠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팬이라면 이것 저것 태클을 걸고 싶겠지만 그래도 21세기에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 영화가 나온게 어딘가 하며 위로를 삼아야겠지.
이리워치 평점 [?]
이미지 출처 :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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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브래너의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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