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흔히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지만 전부 다 그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넷플릭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 2020)는 미국에 태어났지만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오하이오의 노컴스티프와 웨스트버지니아의 콜크리크라는 미국 사람도 잘 모를 것 같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이 영화의 주역들은 초강대국의 길을 걷던 미국에서도 소외된 계층에 속한다.
2차대전의 병역을 마쳤고 성실하게 일하지만 여전히 가난에서는 벗어날 수 없던 아버지와 그 아들 또한 베트남 파병을 꿈꾸며 마무리되는 일종의 루프를 생각해 보면 고난으로 가득 한 윤회가 떠오를 정도.
이기심과 욕망으로 가득한 사람들 사이에서 덜 이기적이고 더 나누려는 주인공과 그 가족은 많은 희생을 겪고 덧없이 죽기도 하지만 몸부림 끝에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게 그렇게 엄청난 것처럼 보이지는 않더라도.
영화에는 권선징악같은 관객의 욕망을 구현하는 판타지가 섞여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에는 그런 부분도 최소화되어있다. 그나마 마지막에 주변의 악인들을 처단하고 주인공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판타지일 수는 있겠지만 그 또한 앞에서 말한 루프의 완성을 위한 흐름이었다면 마냥 좋은 일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을 건조한 듯 조금은 따스한 시선으로 끝까지 바라보며 담담히 그려주는게 이 영화의 판타지일지도 모르겠다.
워낙 화려한 캐스팅이 들어간 영화인지라 스파이더맨이 미스테리오가 깔아놓은 판에서 배트맨과 터미네이터, 윈터솔져, 앨리스, 페니와이즈와 배틀로얄을 벌여 가까스로 이겼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배우들의 연기가 하나같이 대단했지만 로버트 패틴슨은 그 잘 생긴 얼굴로 나쁜 놈 역할을 너무 잘 해서 정말 죽이고 싶었으니 칭찬이다.
이리워치 평점 [?]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title/81028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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