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Where the Crawdads Sing, 2022)은 습지에서 홀로 사는 소녀의 삶을 다룬 영화로 델리아 오언스가 같은 이름의 소설이 원작이다.
습지에서 살고 있던 소녀 카야는 아빠의 가정 폭력이 심해지자 엄마와 다른 가족이 차례차례 떠나고 아빠까지 떠나자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영위하게 된다. 다행히 도와준 부부가 있어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하게 되고 근처에 살던 테이트가 공부를 도와주다 서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대학에 간 테이트는 약속과 달리 돌아오지 않았고 그 빈 자리를 메우듯 체이스라는 남자가 다가오지만 그는 겉과 속이 달랐다.
영화에서 카야와 그녀가 살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습지는 무척 잘 어울린다. 대자연을 다룬 다큐멘터리처럼 장엄한 영상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습지와 거기 사는 많은 생명체들을 정성스럽게 비춰주는 가운데 카야는 이들과 어울려 사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가장 편안하게 느꼈다.
반면에 카야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카야를 습지소녀라고 부르며 차별했고 아무리 습지를 사랑하는 카야라 해도 사람의 애정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테이트와 체이스를 사랑했지만 그들이 상처를 줄 때마다 그녀를 위로한 것은 습지였다.
주인공을 맡은 데이지 에드거존스(Daisy Edgar-Jones)는 외로워하면서도 홀로 오롯한 카야라는 여성을 훌륭하게 연기해 낸다. 영화 절반 이상을 혼자 끌고 간다고 봐도 좋을 듯. 카야의 삶은 대부분 잔잔한 듯 하면서도 삼각관계의 로맨스, 살인사건의 미스터리, 법정 스릴러까지 섞이면서 관객의 흥미를 놓치지 않는다. 조연들의 연기와 배경, 소품에서 60~70년대의 미국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겠다.
참고로 영화 제목 가재가 노래하는 곳(Where the Crawdads Sing)은 사람이 없는 야생의 땅을 뜻한다. 원래 가재(crawdad)는 소리를 내지 않는데 어릴 적 카야가 엄마에게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 가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도 없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을 상징하는 듯.
다만 습지가 아무리 훌륭해도 모기의 존재를 전혀 드러내지 않고 아름다움만 표현한 것은 반칙이다. 아무리 카야라도 모기는 싫어했겠지.
이리워치 평점 [?]
이미지 출처 : 소니 픽처스
스트리밍 넷플릭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럭키 - 소재는 좋은데 감성이 아쉬워 (2) | 2023.02.13 |
---|---|
엑시트 - 위험한데 유쾌한 재난 생존기 (2) | 2023.02.11 |
더 브레이브 - 소녀, 늙은 카우보이를 만나다 (0) | 2023.02.09 |
바바리안 - 아 좀! 지하실로 내려가지 말라니까! (0) | 2023.02.08 |
캡틴 아메리카 2: 윈터 솔져 - 진정한 캡틴 아메리카가 되다 (0) | 2023.02.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