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262 W 살인사건 - 살인은 주부도 각성시킨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전업주부인 마그다가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W 살인사건(W jak morderstwo, In for a murder, 2019)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폴란드 영화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미스 마플 시리즈와 닮은 곳이 많다. 평범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탐정 역인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또한 마찬가지. 덕분에 관객들 또한 어느 정도는 미스 마플 시리즈 같은 정통 추리물을 기대하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 마그다에게는 풀어야 할 살인사건도 있지만 자신을 무시하는 권위주의적인 남편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이 두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지라 이야기도 두 갈래로 나눠진다. 정작 살인사건은 발견부.. 영화 2022. 9. 22. 조조 래빗 - 나찌 꿈나무 소년, 유대인 소녀를 만나다 조조 래빗(Jojo Rabbit, 2019)은 2차 세계대전 말기에 히틀러를 상상의 친구로 두고 있는 조조라는 소년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다. 이 작품의 가장 독특한 점은 인류의 적 역할을 담당하기 마련인 히틀러와 나찌를 숭상하는 어린 소년 조조를 주인공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조조는 어린이답게 나쁜 점은 모르고 히틀러와 나찌가 그저 멋지다고 생각하는 히틀러유겐트(Hitlerjugend) 소년이지만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나찌의 잔혹함이 더 많이 드러나 보이는게 역설이라면 역설. 어린 나이지만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성장하는 주인공 조조 래빗을 연기한 로만 그리피스 데이비스(Roman Griffin Davis)도 괜찮았지만 엄마 역의 스칼렛 조한슨(Scarlett Johansson)과 클렌첸도르.. 영화 2022. 9. 21. 업 - 할아버지와 아이와 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 마련인 장면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경우는 찾기 힘들다. 게다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겠고. 그런 편견을 씹어먹고 엄청난 명작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이 바로 업(Up, 2009)이다. 아내 엘리가 죽은 후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거부하며 홀로 늙어가던 칼 프레데릭슨은 집이 재개발되면서 양로원으로 내쫓길 위험에 처하자 집에 풍선을 잔뜩 매달아 생전에 아내와 약속했던 파라다이스 폭포로 길을 떠난다. 그 와중에 어린 소년 러셀과 강아지 더그를 만나 인생 최대의 모험을 겪는다.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엘리와 칼의 삶을 다루는 시퀀스는 지금도 대단한 명장면으로 인정받는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들의 어린 시절부터 헤어질 때까지의 만남, 사랑, .. 영화 2022. 9. 20. 라따뚜이 - 쥐가 최고의 쉐프? 쥐가 사람대신 요리를 한다는 어쩌면 매우 황당한 발상으로 시작한 라따뚜이(Ratatouille, 2007)는 픽사 전성기 시절을 장식하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다. 주인공인 레미는 쥐지만 뛰어난 요리사인데다가 사람인 링귀니와 소통이 가능하다. 때마침 링귀니는 머리카락을 통해 몸을 조종할 수 있는 특별한 체질을 갖고 있다. 이런 이뤄지기 힘든 조합이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역시 픽사의 대단함이라 할 수 있겠다. 작품 속에서 레미는 요리를 하기 위해, 륑기니는 훌륭한 요리사로 인정받기 위해 서로 손을 잡는다. 주로 이익을 얻는 쪽은 륑기니라 할 수 있겠지만 이런 기울어진 판자의 균형은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지기 마련이다. 물론 위기 상황은 약간의 갈등과 고난 뒤에 픽사 작품.. 영화 2022. 9. 19. 해결사(뎁트 콜렉터) - 돈과 폭력의 세계에서도 딸 사랑이 최고 해결사(The Debt Collector, 뎁트 콜렉터: 스페셜 에이전트, 2018)는 운영하는 무술 도장의 경영 상태가 안 좋아져 어쩔 수 없이 수금업자로 근무하게 된 프렌치와 선배이자 동료인 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주연인 스콧 애드킨스(Scott Adkins)를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액션 중심의 단순한 구성을 가진 작품으로 주인공과 파트너의 티격태격하면서도 점차 친해지는 모습이나 수금 과정에서 나오는 맨 몸으로 부딪히는 액션 장면들은 나름의 재미를 보여준다. 다만 중반 이후 이야기가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 수가 자신의 죽은 딸 이야기를 하는 장면 바로 다음에 쫓던 사람의 딸이 나와 그 때문에 오랫동안 지켜왔던 소신을 버리는 건 좀 너무한다 싶기도 하고. 덕분에 총알 세례까지 받는다. 제.. 영화 2022. 9. 18.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 렌코쿠도, 작화도, 관객까지 모두 뜨겁다 한때 일본 애니메이션은 엄청난 작화 수준으로 주목받았던 적이 있다. 특히 황금기였다는 80~90년대에 나왔던 작품에는 정말 대단한 인력과 자본이 투여되어 지금 봐도 감탄할만한 수준을 보인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난 뒤에는 그만한 질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지 않았다. 여기에는 자본이나 소재의 고갈, 인력의 문제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안해서 그렇지, 제대로 만들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라고 보여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劇場版 鬼滅の刃 無限列車編, Demon Slayer -Kimetsu no Yaiba- the Movie: Mugen Train Arc, 2021)이 그런 작품이다. 귀멸의 칼날은 만화책으로 먼저 연재되었지.. 영화 2022. 9. 17. 블랙 크랩 - 딸을 찾는다면 인류멸망 쯤이야 넷플릭스 영화 블랙 크랩(Svart Krabba, Black Crab, 2022)은 독특하게도 스웨덴 영화다. 이케아와 레고의 나라로 알려진 스웨덴을 대표하는 배우가 된 누미 라파스(Noomi Rapace)가 주연한 이 작품은 북유럽의 차가운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상 속에서 주인공 에드는 빙판 위로 스케이트를 타고 100해리(185.2km)를 이동하여 중요한 캡슐 2개를 전달하는 위험한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그 캡슐만 전달된다면 전세를 역전시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그녀의 목적은 전쟁의 승리가 아니라 잃어버린 딸 바니아를 되찾는 것이었다. 밤을 골라 게(Black Crab)처럼 빙판을 몰래 이동하기에 블랙 크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작전을 수행하는 대원들은 .. 영화 2022. 9. 16. 러빙 어덜츠 - 덴마크식 불륜 영화도 볼만해 넷플릭스같은 글로벌 OTT 서비스를 국내에서 이용 가능하게됨으로써 좋아진 점 가운데 하나는 세계 영화/드라마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던 나라의 작품들도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겠다.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꽤 많은 작품들이 세계의 관심을 얻고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와닿는 부분. 그리고 우리나라의 평범한 시청자들 또한 넷플릭스를 통해 잘 보지 못했던 유럽이나 동남아, 인도, 중동 등 낯선 지역의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가운데 한 작품이 덴마크에서 온 오늘의 주인공인 러빙 어덜츠(Kærlighed for voksne/Loving Adults, 2022)다.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함께 해 온 크리스티안과 레오노라는 어려운 시절부터 함께 해왔지만 크리스티안의 불륜으로 그들의 가정 생활.. 영화 2022. 9. 15. 베놈 - 착하고 귀여운 베놈이라니 베놈은 유서깊은 스파이더맨 세계관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유명한 악당 캐릭터다. 가끔씩은 좋은 일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악당이며 스파이더맨과는 수없이 대결을 벌여온 사이다. 하지만 소니의 영화 베놈(Venom, 2018)에서의 베놈은 좀 다르다. 일단 법적인 문제 때문인지 스파이더맨과는 관계가 없이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떨어지고 지구인과 융합하면서 생긴 존재다. 사람도 잡아먹는 주제에 주인공 에디 브록의 말은 그럭저럭 잘 들어주고 힘을 합쳐 싸우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원래 스파이더맨 세계관에서 유명한 빌런이었던 베놈은 이 작품에서는 사실상 수퍼영웅으로 활동하게 된다. 물론 식습관 때문에 안티히어로에 머무르겠지만. 그러다보니 원작에서 베놈의 악당스러운 모습에 매력을 느꼈던 이들에게는 많이 실망스럽겠지.. 영화 2022. 9. 14. 극한직업 - 살아있는 캐릭터, 찰지는 대사의 웰메이드 코미디 극한직업(Extreme Job, 2019)은 잠복근무를 하는 형사들이 위장으로 운영하는 치킨집 장사가 지나치게 잘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는 영화다. 기본 설정부터 재미있을 것 같은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디어에서 멈추지 않고 출연하는 캐릭터들을 하나 하나 살아있게 만든 부분.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이렇게 다섯명이나 되는 마약반 인원들 하나하나가 버려지는 인물 없이 각자의 개성이 살아 숨쉬고 적절하게 역할이 분배되어 있다. 게다가 악당으로 나오는 신하균과 오정세 역시 기억나는 대사 한두마디씩은 남긴다. 대사는 살아있고, 장면 전환은 빠르고, 클리셰도 있지만 지겨울 정도는 아니다. 한국적인 신파도 없다. 잘 만들어졌고, 잘 될만한 괜찮은 코미디 영화. 이 영화의 부작용이라면 원래.. 영화 2022. 9. 13. 토르: 러브 앤 썬더 - 토르보다 고르 이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어벤져스 원년 멤버 가운데 헐크와 함께 단 둘만 남은 토르의 네번째 영화인 토르: 러브 앤 썬더(Thor: Love and Thunder, 2022)는 주인공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없이 시리즈를 늘리다보면 생기는 폐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긴 수명과 강인한 육체, 초능력으로 신(神)답게 거만했던 처음과는 달리 이어지는 작품 속에서 인격과 능력의 성장을 거쳐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 2019)에서 거의 완성을 이뤘던 토르인지라 이와 함께 나오는 새로운 영웅이나 빌런을 어떻게 표현할까 감독도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선택을 한다. 토르를 퇴화시키는 것. 4편의 토르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뭔가 큰일을 당했는지 사고 방식이 유치해지고 전투능력은 줄.. 영화 2022. 9. 12. 프레이 - 주인공 버프에 당한 프레데터 프레이(Prey, 2022)는 꽤 많이 나왔던 프레데터 관련 영화 가운데에서도 최신작이다. 다만 1편인 프레데터(Predator, 1987)의 훨씬 앞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에 해당한다. 18세기 초, 그것도 미국 원주민인 코만치 부족의 나루가 주인공이다. 프레데터 시리즈를 모르더라도 우주에서 지구로 사냥온 외계인이라는 기본적인 배경 지식은 영화에서 알려주지만 1편에 비해 프레데터가 쓰는 무기는 다소 약해졌다. 프레데터 종족의 사냥 장비가 1편이 나올 100여년 동안 더 발전했기 때문인지, 이 작품에 나온 프레데터는 흙수저인지라 좋은 무기를 갖고 나올 수 없었다는 설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덕분에 주인공인 나루가 프레데터를 상대하는 게 좀 더 쉬워졌다. 여성이지만 남성 부족원처럼 사냥으로 인정받고 싶은 .. 영화 2022. 9. 11.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