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 마련인 장면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경우는 찾기 힘들다. 게다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겠고. 그런 편견을 씹어먹고 엄청난 명작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이 바로 업(Up, 2009)이다.
아내 엘리가 죽은 후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거부하며 홀로 늙어가던 칼 프레데릭슨은 집이 재개발되면서 양로원으로 내쫓길 위험에 처하자 집에 풍선을 잔뜩 매달아 생전에 아내와 약속했던 파라다이스 폭포로 길을 떠난다. 그 와중에 어린 소년 러셀과 강아지 더그를 만나 인생 최대의 모험을 겪는다.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엘리와 칼의 삶을 다루는 시퀀스는 지금도 대단한 명장면으로 인정받는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들의 어린 시절부터 헤어질 때까지의 만남, 사랑, 아픔, 이별까지 모두 담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최고의 시퀀스. 게다가 이후 엘리를 잃은 상실감에 빠진 칼의 고독한 삶, 다시 한번 인생 최고 모험을 시작하는 동기나 영화 마지막의 가슴아플 수도 있는 결단의 이유까지 모두 담겨있다.
픽사답게 많은 모험 끝에 할아버지와 아이와 강아지는 서로를 아끼며 행복하게 사는 마무리. 지금까지 안 봤다면 한번 보시길. 이것도 픽사답지만 어쩌면 아이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뜻깊을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을 감독한 피트 닥터(Pete Docter)는 이후로도 픽사의 명작들을 줄줄이 발표한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찾을 수 있는 후일담 성격의 단편 조지&A.J. 또한 재미있다. 평범한 셰이디 오크 직원 조지와 A. J., 그리고 비범한 노인들이 나온다.
이리워치 평점 [?]
이미지 출처 : 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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