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262 1917 - 1차대전 참호전의 전장이 눈 앞에 확인된 전사자만 1천만명에 이르는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1917(2020)은 최전선의 부대에 공격 중단 명령서를 전달하는 전령의 역할을 맡은 병사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거의 두시간 내내 그들과 바짝 붙어 다니며 살아있는 또는 이미 죽은 수많은 군인들을 만나며 1차대전 당시의 참혹한 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롱테이크 기법을 통해 영화보는 내내 마치 그들과 함께 하는 느낌을 주는 대신 이야기 자체야 단순하다. 하지만 반대로 그 단순함이 주는 힘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더욱 강해지면서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 정말 대단하다. 많은 관객들이 마음 속에서 주인공과 함께 뛰고 있었으리라. 이 영화는 관람객들에게 전쟁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전장으로 데려갔다. 아쉽게도 극장에서 못 봤.. 영화 2022. 8. 12. 두 교황 - 교황은 무엇인가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The Two Popes, 2019)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앤서니 홉킨스(Anthony Hopkins)와 조너선 프라이스(Jonathan Pryce)의 불꽃튀는 연기 대결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졌다면 조금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시종일관 조용히 흘러가기 때문에 그들의 연기 또한 잔잔하게 묻혀있다. 그럼에도 영화가 그리 지루하지 않다는게 좋은 연출과 대단한 배우들이 만났다는 증거. 실제 역사를 완전히 재현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흘러가는 영화 덕분에 관객 또한 살짝 거리를 두고 보게 된다. 2시간 5분 동안 두 교황을 관찰하고 교황청을 관광하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굳이 신도가 아니더라도 평소.. 영화 2022. 8. 11. 돈 룩 업 - 인류 멸망 위기 앞에서 삽질하기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 2021)은 이름만 대도 알 법한 대단한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흥미로운 블랙코미디를 펼쳐나간다. 인류의 운명이 걸린 위기 상황에서 과연 초강대국 미국의 민주주의 정부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에 관해서 말이다. 보통의 SF 영화와는 다르게 돈 룩 업에서 미국 정부의 대응은 그리 좋지 못했다. 최대한 현실을 외면하려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대응을 시작한 후에도 정치가와 기업가 등 이른 바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은 인류를 구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데 집중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갈 정도지만 그들이 그런 삽질을 반복하는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만큼은 안전할 거라 믿기 때문이겠다. 반면에 미국을 믿지 못한 다른 나라 정부나 .. 영화 2022. 8. 10. 레드 노티스 - 양산형 블록버스터의 나쁜 사례 넷플릭스 영화 레드 노티스(Red Notice, 2021)는 겉으로는 클레오파트라의 보물을 훔치는 일에 대한 세 주인공의 갈등과 협력, 그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또 한쪽에서 보기에는 무려 2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제작비로 인기많은 드웨인 존슨, 갤 가돗, 라이언 레이놀즈를 데려다 놓고 이들의 기존 이미지에 맞는 캐릭터로 적당하게 만든 양산형 블록버스터로도 보인다. 블록버스터지만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는데 성공한 작품들이 적지 않은 걸 보면 레드 노티스는 조금 안타까운 면이 있다. 요 몇년 사이 넷플릭스 액션 영화를 안 보셨다면 몰라도 많이 보셨다면 매우 식상할 법한 이야기 진행이나 구성과 연출이 적지 않기 때문. 마지막 반전도 무릎을 탁 치는 종류라기 보.. 영화 2022. 8. 9. 정글 - 해리포터 아닌 머글이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영화에서 정글이라고 하면 보통 모험이 펼쳐지는 무대 정도로 쓰이는게 보통이다. 맹수나 독충, 원시부족 등의 위험은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동료들과 함께 이를 다 해결하고 적까지 무찌르는게 보통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글의 지배자로 올라서기까지 한다. 하지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정글(Jungle, 2017)에서의 정글은 그냥 모험의 배경 정도가 아니다. 한낱 머글 보통 사람일 뿐인 주인공을 압도하고 위협하는 총체적인 무언가로 존재하기에 이 영화를 보고 난 후라면 정글에 대한 낙천적인 생각이 많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요시 긴스버그는 군 복무를 마친 후 새로운 모험을 하고 싶은 김에 정체 모를 정글 가이드 칼의 꾐에 넘어가 다른 두 친구와 정글을 탐험하기로 한다. 당연히 문제는 생.. 영화 2022. 8. 8. 6 언더그라운드 - 마이클 베이와 넷플릭스가 만나면 6 언더그라운드(6 Underground, 2019)는 죽었다고 세상을 속이고 사람들 몰래 정의를 지키는 고스트라 불리는 7명의 활약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감독이 마이클 베이(Michael Bay)다. 미국 영화 많이 보신 분들에게는 마이클 베이 감독 영화라고 하면 몇가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텐데, 이 영화 역시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화려한 폭발, 과감한 액션, 다소 잔인한 싸움 장면, 복잡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 끊기지 않는 개그 대사라는 특징은 여전하며 관객은 영화를 따라가면서 마이클 베이 식 액션 시퀀스를 풍족하게 즐기면 된다. 미국/서유럽 사람이 독재에 시달리는 후진국 사람들을 구원한다는 구태의연한 이야기지만 아예 그들에게 무관심한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할 수 있으려나. 중앙아시아에.. 영화 2022. 8. 7.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 - 인도의 독립 투사들을 탈리우드 스타일로 그리면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రౌద్రం రణం రుధిరం, RRR, 2022)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친숙한 소재일지도 모르겠다. 인도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에게 점령당해 독립투쟁을 하던 시기를 다루기 때문. 인도의 독립을 위해 실제로 싸웠던 코마람 빔과 알루리 시타라마 라주를 중심으로 두 사람의 우정과 오해로 인한 갈등, 그리고 힘을 합쳐 영국의 인도 총독부를 무너뜨리는 순서로 되어있는 이 영화는 자막을 열심히 안 봐도 이해하기 쉬울 만큼 단순한 구성이다. 인도 탈리우드/톨리우드(Tollywood) 영화에서 흔히 볼만한 군무 장면이나 눈빛으로 대화하는 주인공들, 화려하기 그지없는 액션 장면이 골고루 그것도 매우 풍족하게 버무려져 있으면서도 독립 투쟁과 우정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를 밀어붙.. 영화 2022. 8. 6.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 좀비 장르에 일본식 해피엔딩을 끼얹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ONE CUT OF THE DEAD, カメラを止めるな!, 2018)는 매우 독특한 영화다. 좀비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복합적인 구성으로 되어있어 좀비는 그저 소재라고 봐도 좋겠다. 처음에는 좀비 영화를 촬영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진짜 좀비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조금씩 분위기가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문제는 저예산으로 찍은 티가 너무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영화로 보기에는 너무 어설픈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아마 적지 않은 분들이 10분~20분 정도 보다가 그만 보실 것 같지만 이 영화의 재미를 느끼려면 30여분의 초반을 잘 보고 넘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작품의 참맛을 맛볼 수 있으니. 클라이막스가 지나고 마지막은 매우 일본 영화다운 마무리로 끝나는데, 앞의 어설픈 .. 영화 2022. 8. 5. 리스타트 - 한여름 시원하게 해주는 타임루프 액션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1993)이나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 2004),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2014)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 많은 이들이 타임 루프 장르의 영화를 알고 있다. 특정 시간대를 주인공이 어떤 조건을 만족하기까지 계속 반복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변화에 따른 주변 인물들과 사건에게 끼치는 영향을 그린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리스타트(Boss Level, 2021) 역시 이들과 마찬가지로 타임루프 장르이며, 액션도 가미했다. 이 영화는 타임루프의 정석을 그대로 따라간다. 주인공은 루프를 반복하면서 실패할 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성장하고 강해진다. 때로는 장애를 만나지만 스승(양자경)을 만나 실력을 쌓.. 영화 2022. 8. 4. 킬러의 보디가드 2 - 양산형 후속편 블록버스터의 단점이 모였다 성공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후속작을 만드는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전작 주연들이 출연만 결심했다면 성공은 따놓은 당상으로 보이기 때문. 그렇게 나온 또 하나의 작품이 킬러의 보디가드 2(The Hitman's Wife's Bodyguard, 2021)로 2017년에 나온 킬러의 보디가드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전작만큼 볼만하지 않다. 전작의 아이디어에 더해 기존의 주역 세명은 물론이고 안토니오 반데라스, 모건 프리먼, 프랭크 그릴로 등 유명한 배역을 더 넣었어도 그랬다. 우선 전작이 나왔던 2017년에는 다소 신선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여졌던 요소들이 2021년에는 대부분 낡은 클리셰가 되어 버렸으며 설상가상으로 새로운 배역들을 위한 각본과 연출.. 영화 2022. 8. 3. 킬러의 보디가드 - 사람잡는 킬러를 지키라니 킬러의 보디가드(The Hitman's Bodyguard, 2017)는 제목만 봐도 주요 내용을 짐작할 만한 영화로 최고의 킬러를 최고의 보디가드가 경호한다는 핵심 아이디어를 충직하게 지킨다. 여기에 킬러와 보디가드 사이에서 생기는 우정과 각자의 연인까지 엮어버린다. 2017년 개봉 당시 기준으로는 초반의 전개는 신선한 부분이 있었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소심한 보디가드 연기나 킬러 역으로 입이 걸죽한 새뮤얼 L. 잭슨과 티격태격하는 장면 또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장르의 특성상 정말로 심각한 갈등같은 건 없고 금방 금방 해결된다. 악인만 죽이는 킬러라니 도덕적인 문제도 해결. 두 주인공 뿐만 아니라 킬러의 아내 역의 셀마 헤이액도 괜찮았고 악역 또한 게리 올드만을 데려다놨으니 영화가 전체적으로.. 영화 2022. 8. 2. 미니언즈2 - 귀여움으로 세계 정복 가능? 처음 등장한지 벌써 13년째를 맞이하는 인기 프랜차이즈인 미니언즈2(Minions: The Rise of Gru, 2022)는 악당인 그루가 알고보니 적당히 착했다는 이야기로 성공한 슈퍼배드(Despicable Me, 2010)에서 시작해서 이제 다섯번째 작품이다. 순서로 따지면 2010년의 슈퍼배드 이전의 이야기에 해당하는 미니언즈2는 이미 전작들에서 그 매력으로 촉촉히 돈을 벌어준 미니언들과 그들이 새로 보스로 삼기로 한 어린 그루가 주인공이다. 이번 편에서는 슈퍼배드에서 성인이었던 그루의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함으로써 미니언의 귀여움에 그루의 귀여움까지 더해버렸다. 거기다가 1976년의 음악이나 패션 등 당시 문화에 대한 향수를 섞어주고 시리즈에서 시간 순서에 맞게 곧 등장할 이들의 젊거나 어린 모.. 영화 2022. 8. 1.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