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689 베놈 - 착하고 귀여운 베놈이라니 베놈은 유서깊은 스파이더맨 세계관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유명한 악당 캐릭터다. 가끔씩은 좋은 일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악당이며 스파이더맨과는 수없이 대결을 벌여온 사이다. 하지만 소니의 영화 베놈(Venom, 2018)에서의 베놈은 좀 다르다. 일단 법적인 문제 때문인지 스파이더맨과는 관계가 없이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떨어지고 지구인과 융합하면서 생긴 존재다. 사람도 잡아먹는 주제에 주인공 에디 브록의 말은 그럭저럭 잘 들어주고 힘을 합쳐 싸우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원래 스파이더맨 세계관에서 유명한 빌런이었던 베놈은 이 작품에서는 사실상 수퍼영웅으로 활동하게 된다. 물론 식습관 때문에 안티히어로에 머무르겠지만. 그러다보니 원작에서 베놈의 악당스러운 모습에 매력을 느꼈던 이들에게는 많이 실망스럽겠지.. 영화 2022. 9. 14. 윌러비 가족 - 차라리 고아가 되길 바란 아이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인 윌러비 가족(The Willoughbys, 2020)의 윌러비 부부는 서로를 극진히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남편과 아내지만 자식들에게는 관심이 전혀 없이 무책임하다는 점에서는 빵점인 부모다. 제대로 된 양육을 받기는 커녕 부모가 먹다 남은 음식으로 연명하던 팀과 제인, 바나비 쌍둥이 4남매는 어느날 버려진 아기를 발견하고 데려왔다가 부모에게 들키면서 소동이 이어진다. 아이들은 부모가 없는게 차라리 낫다 여기고 위험한 여행을 떠나게 만들지만 이번에는 고아가 됐다는 이유로 4남매가 강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면서 부모를 다시 찾아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유교적인 가족관에 물들어있는 대한민국에서 뜯어보면 이 영화에는 상당히 패륜적이고 막장스러운 이야기가 숨어있다. 윌러비.. 영화 2022. 9. 10. 언더워터 - 깊은 바다 속 크툴루 신화를 영접하자 영화 언더워터(Underwater, 2020)는 마리아나 해구의 심해 밑바닥에 자리잡은 케플러 해저 기지가 부서지고 침수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시작한다. 주인공 노라 프라이스는 간발의 차로 겨우 목숨을 건지지만 남은 공간 또한 곧 침수될 예정이기에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살아남은 동료들과 함께 탈출 포드가 있는 기지로 향하는 노라. 그런데 그들의 앞을 막아선 것은 심해의 무시무시한 수압만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몰아부치고 잠깐 쉬게 해주고 다시 몰아부치는 식이 반복되는 연출은 관객으로 하여금 눈을 못 떼게 한다. 주연인 크리스틴 스튜어트(Kristen Stewart) 또한 위기에 빠진 엔지니어 역할을 잘 해내며 영화 끝까지 작품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런 재난 영화에 나오기 마련인 발암이나 민폐를 유발.. 영화 2022. 9. 9. 어카운턴트 - 회계사 또는 킬러 업계의 우영우? 어카운턴트(The Accountant, 2016)는 고기능 자폐증을 가진 수학 천재인 크리스천 울프가 회계사이자 킬러로 활동하는 이야기다. 천재적인 수학 실력을 가졌다는 면에서는 최근 방영이 끝난 드라마 신기한 변호사 우영우(2022)가 생각나는 부분이기도 한데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이들을 소재로 삼은 영화나 드라마는 적지 않다. 자폐증으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던 크리스천 울프의 어린 시절은 물론이고 그의 부모와 동생과의 관계까지 잘 엮어서 현재까지 지루하지 않게 끌고 오는 이야기 솜씨는 제법 볼 만 하며 형제를 맡은 벤 애플렉(Ben Affleck), 존 번설(Jon Bernthal)과 전체를 조망하는 입장인 J. K. 시먼스(Simmons) 또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영화 2022. 8. 26. 터널 - 무너진 터널 속, 살아남는데 필요한 것은? 터널(Tunner, 2016)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통과하던 터널이 갑자기 붕괴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통 여러 명이 한꺼번에 당하는 헐리우드식 재난 영화와는 다르게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한명만 살아남으며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 아예 관심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주인공은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지만구조 노력은 대부분 허사로 끝나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비극 그 자체로 끝나는 원작과는 다르게 그나마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소설에 없던 미나와 탱이 덕분이 아닐까 싶지만 하정우와 배두나, 오달수가 벌이는 연기 덕분에 관객도 끝까지 잘 볼 수 있었다. 재난 영화긴 한데 대한민국 맛을 진하게 섞은 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 이리워치 별점 ★ 6/.. 영화 2022. 8. 23. 슬기로운 감빵생활 - 순한 맛 교도소 이야기 지금은 오징어게임에 밀렸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슬기로운 감빵생활(Prison Playbook, 2017-2018)은 배우 박해수의 대표작이었다. 잘 나가는 프로야구선수 김제혁 역을 맡은 그는 여동생에게 나쁜 짓을 하려는 이와 싸우다가 과잉방위로 상대가 사망하는 바람에 교도소에 들어가 생활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구치소와 교도소의 생활이 소재이기에 방영시부터 제법 화제가 되었다. 다만 김제혁은 워낙 대중적인 인기가 많은 선수인데다가 장래 처남 후보로 유력시되는 절친이 교도관인지라 그 안에서도 꽃길만 걷는다는 점에서 순한 맛만 보여주는 감빵생활이라서 오히려 주인공보다는 그보다 어려운 처지의 다른 재소자나 교도관들 등 주변 인물들의 사연이 더 흥미로운 편. 구치소와 교도소가 소개되는 밀도높.. 드라마 2022. 8. 22. 레디 오어 낫 - 새댁과 시월드의 정말 살벌한 결전 레디 오어 낫(Ready Or Not, 2019)은 얼떨결에 수상한 의식의 제물이 된 새 신부가 하룻밤 동안 살아남기 위한 피비린내나는 투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마라 위빙(Samara Weaving)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신혼의 아내인 그레이스 역을 맡아서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인다. 큰 부를 거머쥔 도마스 가문에 시집온 그레이스는 처음에는 가녀린 신부이자 새댁이었지만 생명의 위협에 스스로 각성하면서 가문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려는 시댁 식구들을 하나하나 처리한다. 보통은 정반대가 될텐데 상황의 반전이 주는 쾌감을 제대로 표현한 영화라 하겠다. 물론 피와 살이 흘러넘치는 작품인지라 적응할 수 있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때 로맨스 영화를 주름잡았던 앤디 맥도웰(Andie.. 영화 2022. 8. 21. 호텔 아르테미스 - 존 윅의 컨티넨탈 호텔이 병원이 된다면 호텔 아르테미스(Hotel Artemis, 2018)는 범죄자 전용 비밀 병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범죄자들은 회비를 내고 만약의 경우 안전이 보장되는 호텔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사실상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범죄자를 상대로 하는 만큼 까다로운 규정을 갖고 있지만 이런 장르가 늘 그렇듯 그 규정이 하나 둘씩 무시되면서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원래 영화 속의 규정이라는 녀석은 엄격하면 엄격할수록 깨라고 있는 거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조디 포스터는 아르테미스의 독특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며 잠깐 나오는 악당 대장 역의 제프 골드블럼, 니스 역의 소피아 부텔라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1시간 33분의 길지 않은 상영 시간 또한 적당하다. 다만 이야.. 영화 2022. 8. 17. 노바디 - 야옹이 팔찌는 러시아 마피아를 전멸시켰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알고 보면 대단한 사람이었고 재수없는 악당들이 그를 건드렸다가 혼쭐이 난다는 이야기는 제법 많이 쓰이는 소재다. 하지만 노바디(Nobody, 2021)의 악당은 나쁜 놈들이긴 하지만 그를 먼저 건들지도 않았다. 허치 맨셀은 전직 특수요원이지만 정체를 숨긴 체 가정을 꾸미고 남편이자 아빠로 살아간다. 어느 날 강도 사건을 당해 빼았겼다고 생각한 막내딸의 야옹이 팔찌를 찾으려다가 러시아 마피아들과 엮이고 당연히 이들을 모두 해치운다는게 이 영화의 줄거리. 나중에 나오지만 야옹이 팔찌는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 이런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 평범했던 모습과 비범하게 다시 각성한 상태의 차이를 표현하는 일이 되겠다. 그 간격이 크면 클수록 관객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도 커지기 때.. 영화 2022. 8. 16. 두 교황 - 교황은 무엇인가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The Two Popes, 2019)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앤서니 홉킨스(Anthony Hopkins)와 조너선 프라이스(Jonathan Pryce)의 불꽃튀는 연기 대결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졌다면 조금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시종일관 조용히 흘러가기 때문에 그들의 연기 또한 잔잔하게 묻혀있다. 그럼에도 영화가 그리 지루하지 않다는게 좋은 연출과 대단한 배우들이 만났다는 증거. 실제 역사를 완전히 재현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흘러가는 영화 덕분에 관객 또한 살짝 거리를 두고 보게 된다. 2시간 5분 동안 두 교황을 관찰하고 교황청을 관광하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굳이 신도가 아니더라도 평소.. 영화 2022. 8. 11.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 좀비 장르에 일본식 해피엔딩을 끼얹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ONE CUT OF THE DEAD, カメラを止めるな!, 2018)는 매우 독특한 영화다. 좀비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복합적인 구성으로 되어있어 좀비는 그저 소재라고 봐도 좋겠다. 처음에는 좀비 영화를 촬영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진짜 좀비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조금씩 분위기가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문제는 저예산으로 찍은 티가 너무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영화로 보기에는 너무 어설픈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아마 적지 않은 분들이 10분~20분 정도 보다가 그만 보실 것 같지만 이 영화의 재미를 느끼려면 30여분의 초반을 잘 보고 넘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작품의 참맛을 맛볼 수 있으니. 클라이막스가 지나고 마지막은 매우 일본 영화다운 마무리로 끝나는데, 앞의 어설픈 .. 영화 2022. 8. 5. 리스타트 - 한여름 시원하게 해주는 타임루프 액션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1993)이나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 2004),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2014)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 많은 이들이 타임 루프 장르의 영화를 알고 있다. 특정 시간대를 주인공이 어떤 조건을 만족하기까지 계속 반복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변화에 따른 주변 인물들과 사건에게 끼치는 영향을 그린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리스타트(Boss Level, 2021) 역시 이들과 마찬가지로 타임루프 장르이며, 액션도 가미했다. 이 영화는 타임루프의 정석을 그대로 따라간다. 주인공은 루프를 반복하면서 실패할 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성장하고 강해진다. 때로는 장애를 만나지만 스승(양자경)을 만나 실력을 쌓.. 영화 2022. 8. 4. 이전 1 ··· 3 4 5 6 7 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