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코미디72 럭키 - 소재는 좋은데 감성이 아쉬워 럭키(Luck-Key, 2016)는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기억상실을 주제로 한 코미디 영화다. 최형욱은 업계에서 알려진 킬러인데 한건 마무리하고 목욕탕에 갔다가 미끄러지고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삶이 힘들었던 윤재성은 이 광경을 보고 그의 옷과 사물을 가로채 부자로 하루만이라도 살아보기로 한다. 반대로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최형욱은 자신을 윤재성으로 착각하지만 그는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다. 기억상실증을 매개로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처지가 뒤바뀌는 흥미로운 소재를 갖고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 특히 전반적인 대사와 연출이 80~90년대의 느낌에 머물러 있으며 이야기 진행 또한 느린 편이다. 반대로 극단으로 흐르지 않으며 느긋하게 볼 수 .. 영화 2023. 2. 13. 그럼프 인 더 나이트 - 집안에 TV 보는 귀신이 있다 그럼프 인 더 나이트(Grump in the Night, 2022)는 Something's Awry 프로덕션에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폭풍우 치는 밤, 기척이 있어 거실로 내려와보니 사람은 없는데 TV와 램프가 켜져 있었다. TV를 끄고 다시 돌아섰지만 저절로 다시 켜지고, 이는 계속 반복된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4분여의 단편으로 공포 장르의 분위기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만들어져 사건의 발생과 해결까지 무난하게 마무리한다. 본편이 끝나고 제작사의 홍보를 위해서인지 만드는 과정이 조금 나오는데, 사람의 움직임을 직접 찍은 모션 캡쳐를 활용하여 더 자연스러운 장면을 만들어 낸 듯 하다. 참고로 제목의 그럼프(grump)는 투덜대는 불평쟁이를 말하지만 이 경우 나이들어 불.. 단편 2023. 2. 3. 피스트 - 강아지에게 이런 먹이는 안 됩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피스트(Feast, 2014)는 강아지 윈스턴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8분짜리 단편이다. 윈스턴은 제임스가 길거리에서 주워온 강아지다. 처음에는 개 먹이를 먹었지만 주인이 남긴 음식에 맛들려 피자나 스파게티, 햄버거 등을 더 좋아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은 사랑을 시작하는데 문제는 그 상대가 채식주의자라는 점. 주인은 연인을 따라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윈스턴 또한 강제로 이를 따라야 했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짧은 시간에 윈스턴과 제임스가 어떻게 만나 함께 살게 되는지나 윈스턴의 식습관이 결정되는 과정, 제임스의 연애와 그 다음 이야기까지 예쁜 그림체와 세련된 연출로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제임스와 윈스턴 모두 행복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윈스턴이 제임스를 위해.. 단편 2023. 1. 26. 런어웨이 - 어느 날 냉장고가 도망갔다 런어웨이(Runaway, 2013)는 링링 예술 디자인 대학(Ringling College of Art and Design)을 다닌 Huen Sin Yung(Susan), Emily Buchanan과 Esther Parobek이 함께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1950년대에 만든 오래된 냉장고 칠리는 주인 스탠리에게 사랑받으며 자신의 역할을 잘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칠리의 손잡이가 부서지자 스탠리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는 갑자기 외출할 일이 생겼다며 집을 나간다. 그의 손에는 새로운 냉장고 광고가 들려있었고 이를 본 칠리는 자신이 이제 쓸모가 없다고 여기며 정든 집을 떠난다. 특별히 위기나 반전없이 부드럽게 진행되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이 작품이 재미있는 건 사람들이 물건에게 가지곤 하는 애착을 .. 단편 2023. 1. 20. 건즈 아킴보 - 해리포터가 쌍권총을 쥔 까닭은 건즈 아킴보(Guns Akimbo, 2020)는 온라인에 생각없이 남긴 글로 인해 실제로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생존 게임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 속 세상에서는 범죄자나 정신이상자 같은 이들끼리 목숨을 건 싸움을 붙이고 생방송해주는 스키즘(Skizm)이란 게임이 유행 중이다. 주인공 마일즈는 온라인으로 이 게임에 대한 악플을 남기며 싸움을 벌이는데, 곧이어 침입한 괴한들에 의해 기절한다. 그 다음날 일어나보니 마일즈는 강제로 스키즘에 참여하게 된 상황임을 알게 된다. 그것도 권총이 손에 못으로 박혀있는 상태로. 감각적인 영상에 무자비한 살해 장면이 넘치는 이 작품에서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맡은 마일즈는 살아남기 위해 노출(...)도 마다하지 않고 온몸을 굴린다. 마일즈.. 영화 2023. 1. 19.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 아빠대신 형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Onward, 2020)은 두 형제가 벌이는 만 하루동안의 모험을 담은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다. 이 영화의 세계관은 우리가 아는 검과 마법을 쓰는 다양한 종족이 공존하며 살고 있는 판타지 세상이다. 다만 과학의 발달로 마법을 거의 쓰지 않게 되었으며 종족에게 주어진 특별한 능력도 거의 안 쓴다는 설정.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이안 라이트풋과 발리 라이트풋 형제는 이안의 생일 선물로 아빠의 마법 지팡이를 받게된다. 그리고 이미 죽은 아빠를 만 하루동안 부활시켜 같이 지낼 수 있는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는데, 픽사 영화가 다 그렇듯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고 일은 꼬여만 간다. 이야기를 끌고가는 원동력은 형인 발리와 다르게 아빠를 한번도 보지 못하고 자란 이안의 그리움이다. 직.. 영화 2023. 1. 11. 소울 - 재즈의 향연 속 길잃은 영혼 소울(Soul, 2020)은 업, 인사이드 아웃 등으로 세상을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피트 닥터(Pete Docter) 감독이 만든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조 가드너는 재즈 피아니스트를 목표로 살아왔지만 현실은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며 살고 있을 뿐이었다. 유명한 재즈 뮤지션인 도로테아 윌리엄스의 밴드에 들어갈 기회가 생겨 기뻐하다가 그만 맨홀에 빠져 가사 상태에서 영혼의 세계인 유 세미나(You Seminar)로 가버린다. 이대로 저 세상으로 가버리면 그의 몸은 완전히 죽게 되는 셈. 평생을 기다려 온 기회를 눈 앞에 두고 죽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조 가드너는 자신의 몸으로 다시 돌아갈 방법을 이리저리 찾다가 또 다른 영혼 22를 만나게 된다. 이 영화는 죽고 난 다음의 영혼과 태어나기 전.. 영화 2023. 1. 9. 빅 - 하룻밤 만에 어른이 된 아이 빅(Big, 1988)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소년이 하룻밤만에 어른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3세의 조쉬는 평소 좋아했던 여자아이 앞에서 작다는 이유로 놀이기구 줄에서 내쫓기는 망신을 당한다. 낙담한 조쉬는 놀이공원 구석에 있는 소원을 들어주는 졸타 기계에 자신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다음날 아침 조쉬는 정말 어른이 되었고 엄마는 조쉬를 몰라보는지라 집에서 강제로 내쫓기고 절친 빌리의 도움으로 작은 호텔에 겨우 잠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조쉬가 졸타 기계를 찾을 때까지 먹고 살려면 직업이 필요했기에 장난감 회사에 취직하는데, 우연히 사장의 눈에 든 그는 승승장구 출세하고 어른 여자친구까지 생긴다. 아이가 하룻밤 만에 어른이 된다는,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생명을 .. 영화 2023. 1. 7. 인사이드 아웃 - 사람의 머릿속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2015)은 픽사가 야심차게 만든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의인화된 사람의 머릿속 감정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딱 봐도 꽤 어려운 주제에 도전한 셈으로 감독은 업, 몬스터 주식회사 등으로 유명한 피트 닥터(Pete Docter). 이 영화의 세계관에서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다섯가지 감정이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살면서 몸 주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인공 라일리는 미네소타의 시골 마을에 살면서 충분한 만족과 행복을 느끼면서 살았지만 아빠의 사업 때문에 복잡한 샌프란시스코에 이사오면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한다. 그 와중에 라일리 머릿속 기쁨이와 슬픔이가 우연한 사고로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튀어 나오게 되면서 라일리.. 영화 2023. 1. 6.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 - 미키마우스, 벅스 버니, 딱따구리를 한 작품에서!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Who Framed Roger Rabbit, 1988)는 이제는 보기 드문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 영화다.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은 현실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종종 쓰이던 기법이었지만 CG 기술로 완벽하게 대체되어 이제는 나오지 않기 때문. 영화의 세계관은 사람과 만화 캐릭터인 툰(toon)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이다. 덕분에 만화 영화를 만들 때에도 툰을 배우로 불러서 영화처럼 직접 촬영해야 한다. 1947년의 헐리웃, 마룬 카툰 스튜디오에서 배우로 일하는 툰 로져 래빗의 아름다운 부인 제시카 래빗이 부정을 저지르는지 불안해 하며 촬영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에 마룬의 사장은 탐정 에디 밸리언트를 불러 그녀가 마빈 애크미와 단 .. 영화 2023. 1. 4. 백 투 더 퓨처 - 유쾌한 시간여행의 시작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1985)는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시간여행 장르의 명작이다. 그 전에도 이후에도 시간여행을 주제로 하는 영화는 많고 많았지만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은 아직 없다. 참고로 우리나라 개봉 당시의 제목은 된소리를 넣은 빽 투 더 퓨처. 고등학교 밴드에서 기타를 맡고 있는 마티 맥플라이는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에밋 브라운 박사의 타임머신 시험에 휘말려 그만 1955년의 세계로 날아가게 된다. 그는 아직 자신의 아빠와 사귀지 않는 고교생 시절의 엄마를 만나는데 그녀가 자신에게 반하면서 이야기는 매우 혼란스워지기 시작한다. 백 투 더 퓨처 시리즈가 인기있는 이유는 시간여행이 만들어내는 타임 패러독스를 적당한 진지함과 가벼운 사이 적당한 수준으로 풀어나가기 때.. 영화 2023. 1. 2. 노팅 힐 - 서민과 우주대스타의 사랑이 이뤄지는 방법 노팅 힐(Notting Hill, 1999)은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라는, 당시 로맨스 분야의 최고 스타 둘이 만난 작품이다. 영국 런던의 노팅 힐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윌리엄 태커는 우연히 미국의 최고 인기 영화배우인 애너 스콧을 만난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둘은 첫 눈에 반했고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보통 사람과 연예인이 사귀는데에는 어려움이 많았고 결국 헤어지려 하는데 그게 또 마음대로 안 된다. 신데렐라 플롯에서 배경은 현대로, 남성과 여성의 자리를 뒤바꾼 이 작품의 매력에는 두 주연배우 뿐만 아니라 윌리엄의 친구들도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한다. 명장면으로 마지막 기자회견에서의 고백 씬을 뽑는 분들이 많겠지만 초반에 애너가 예고없이 끼어든 윌리엄의 여동생 생일 모임 장면도 즐겁게 봤다. 세.. 영화 2023. 1. 1.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