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우리말더빙54 이웃집 토토로 - 특별하진 않은데 따스한 기억 이웃집 토토로(となりのトトロ, 1988)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 駿)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 가운데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오고 전체연령가인데다가 폭력 등 아이들을 자극할만한 이야기는 전혀 없기 때문. 덕분에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 가운데에서도 추천도 많이 되고 관련 상품 판매량이 탁월하다. 이 영화는 1950년대 일본의 시골을 배경으로 한다. 엄마는 아파서 병원에 있고 시골로 이사 온 나머지 가족 중 아빠는 집에서 일하며 딸들을 돌보고 언니는 초등학교에 다니며 아이는 집 주변에서 놀며 지낸다. 아이들은 우연히 토토로라는 이상한 생명체를 만나게 되고 아이들의 일상이 달라진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이 사랑받는 이유 가운데 빠지지 않는.. 영화 2022. 10. 27. 니모를 찾아서 - 아빠가 되는 어렵고 험한 길 픽사를 대표하는 작품을 꼽을 때 늘 입에 오르내리는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 2003)는 나왔을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여전히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장편 3D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이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로는 바다와 바다 생물들의 아름답고 섬세한 표현을 첫번째로 들 수 있겠다. 픽사는 이 영화 한편을 통해 산호초 지역의 아름다운 바다는 물론, 생명체가 거의 살지 않는 삭막한 바다까지 관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준다. 게다가 바다 속 다양한 수중 생물들의 생태까지 가능한 표현하며 자연스럽게 눈을 사로잡는다. 주연인 말린과 니모 부자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생물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개성을 하나하나 잘 살려내는, 정말 하기 힘든 과업을 해낸 픽사에게 박수를 칠 수 밖에 .. 영화 2022. 10. 23. 슈렉 - 디즈니를 강타한 드림웍스의 날카로운 한방 오우거(Ogre)는 유럽 상상 속의 괴물로 사람을 잡아먹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인류의 적이다. 그렇기에 영화나 소설에서는 주로 악역으로 나오며, 주인공을 위협하지만 내쫓기거나 살해당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작품 슈렉(Shrek, 2001)에서는 당당하게 주연 자리를 꿰차고 4편까지 이어지는 프랜차이즈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는다. 그동안 디즈니에게 한참 밀리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 대한 평가가 반전될 정도로 슈렉이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우리가 잘 아는 동화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감각의 다양한 패러디와 예상하기 힘든 반전을 섞어놓고 이야기 속에서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이는 디즈니 스타일에 질린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주인공은 꽃미남 왕자가 아닌 못 생긴 오우거이며, 드래곤이 .. 영화 2022. 10. 5. 월-E - 인간은 고도비만이 되고 로봇은 사랑을 알게 됐지 월-E(WALL-E, 2008)는 픽사의 최고 작품들을 꼽을 때 늘 오르내리는 걸작 애니메이션 영화다. 오염된 지구를 버리고 떠난 인류 대신에 지구에 홀로 남아 청소를 되풀이하는 로봇 월-E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뒤돌아보지 않고 그야말로 직진만 하는 월-E의 뜨거운 사랑과 함께 연인을 위한 자기 희생, 여기에 인류의 구원까지 담아버리는 야망을 한편의 영화에 무리없이 담아내는 위업을 달성한다. 지금 봐도 외로움 속에서 매일 반복되는 청소를 수행하는 월-E의 일상은 애틋하고 월-E의 이브의 우주 데이트 장면은 지극히 낭만적이다. 처음에는 임무만 생각하던 이브가 월-E를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으며 초고도비만이 된 인간들은 그저 조연. 엔딩 크레딧도 후일담을 시대별 예술적 유행을 살려.. 영화 2022. 9. 27. 업 - 할아버지와 아이와 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 마련인 장면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경우는 찾기 힘들다. 게다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겠고. 그런 편견을 씹어먹고 엄청난 명작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이 바로 업(Up, 2009)이다. 아내 엘리가 죽은 후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거부하며 홀로 늙어가던 칼 프레데릭슨은 집이 재개발되면서 양로원으로 내쫓길 위험에 처하자 집에 풍선을 잔뜩 매달아 생전에 아내와 약속했던 파라다이스 폭포로 길을 떠난다. 그 와중에 어린 소년 러셀과 강아지 더그를 만나 인생 최대의 모험을 겪는다.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엘리와 칼의 삶을 다루는 시퀀스는 지금도 대단한 명장면으로 인정받는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들의 어린 시절부터 헤어질 때까지의 만남, 사랑, .. 영화 2022. 9. 20. 라따뚜이 - 쥐가 최고의 쉐프? 쥐가 사람대신 요리를 한다는 어쩌면 매우 황당한 발상으로 시작한 라따뚜이(Ratatouille, 2007)는 픽사 전성기 시절을 장식하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다. 주인공인 레미는 쥐지만 뛰어난 요리사인데다가 사람인 링귀니와 소통이 가능하다. 때마침 링귀니는 머리카락을 통해 몸을 조종할 수 있는 특별한 체질을 갖고 있다. 이런 이뤄지기 힘든 조합이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역시 픽사의 대단함이라 할 수 있겠다. 작품 속에서 레미는 요리를 하기 위해, 륑기니는 훌륭한 요리사로 인정받기 위해 서로 손을 잡는다. 주로 이익을 얻는 쪽은 륑기니라 할 수 있겠지만 이런 기울어진 판자의 균형은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지기 마련이다. 물론 위기 상황은 약간의 갈등과 고난 뒤에 픽사 작품.. 영화 2022. 9. 19. 윌러비 가족 - 차라리 고아가 되길 바란 아이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인 윌러비 가족(The Willoughbys, 2020)의 윌러비 부부는 서로를 극진히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남편과 아내지만 자식들에게는 관심이 전혀 없이 무책임하다는 점에서는 빵점인 부모다. 제대로 된 양육을 받기는 커녕 부모가 먹다 남은 음식으로 연명하던 팀과 제인, 바나비 쌍둥이 4남매는 어느날 버려진 아기를 발견하고 데려왔다가 부모에게 들키면서 소동이 이어진다. 아이들은 부모가 없는게 차라리 낫다 여기고 위험한 여행을 떠나게 만들지만 이번에는 고아가 됐다는 이유로 4남매가 강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면서 부모를 다시 찾아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유교적인 가족관에 물들어있는 대한민국에서 뜯어보면 이 영화에는 상당히 패륜적이고 막장스러운 이야기가 숨어있다. 윌러비.. 영화 2022. 9. 10. 주먹왕 랄프 - 주인공이 되고 싶은 악당의 모험 게임 소재의 영화는 많았지만 주먹왕 랄프(Wreck-it Ralph, 2012)처럼 나름의 진지함으로 게임 자체를 대한 작품은 찾기 힘들었다. 그 옛날 전자오락실의 게임기 속 캐릭터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고 휴식 시간에는 친목도 다지는 세상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토이스토리의 게임 버전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다고쳐 펠릭스라는 게임에서 평생 악역으로 살아온 랄프는 삶에 회의를 느끼고 자기도 영웅이 되고 싶다는 어쩌면 단순하지만 불가능할 것 같은 목적을 갖고 다른 게임의 세계로 떠난다. 그 여정에서 만난 바넬로피와 서로의 진심을 터놓고, 수없이 게임 속에서 맞부딪혔지만 한번도 진심을 나누지 않았던 게임의 주인공 펠릭스와도 제대로 된 우정을 쌓게 된다. 그 모든 여정이 끝나고 랄프는 다시 원래의 게임 속 악당.. 영화 2022. 9. 7. 애덤 프로젝트 - 둘로 늘어난 아들을 만난 아빠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덤 프로젝트(The Project Adam, 2022)는 가볍게 접근할 만한 가족 영화에 해당한다. 2050년의 주인공이 역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여행하다 실수로 2022년의 자신과 만나게 되고 아직 12살인 과거의 애덤과 힘을 합쳐 인류의 미래를 바꾸려 노력하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타임머신을 다루고 있지만 시간여행보다는 가족의 화합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온 가족이 보기에도 무난하며 우리말 더빙도 되어있다. 다만 지나치게 무난해서 주인공들에게 위기가 닥쳐도 전혀 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단점.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부터 부인 조이 살다냐, 아빠 마크 러펄로, 엄마 제니퍼 가너까지 모두 마블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걸 보면 마블 영화가 얼마나 헐리웃의 대세인지 실감할 수 있다.. 영화 2022. 9. 4. 볼트 - 개는 훌륭하다. 고양이와 햄스터도. 미국인들의 개에 대한 사랑은 유난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또한 애견인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개 키우기에 대해서만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볼트(Bolt, 2008)은 지금 봐도 볼만한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주인공 볼트는 TV 드라마 속 배우를 하는 강아지다. 다만 드라마 속 상황을 모두 실제로 믿고 있으며 자신의 드라마 속 주인 페니를 악당 칼리코 박사로부터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 하지만 촬영 후 페니가 자신을 스튜디오에 두고 집에 가는 상황에 매번 쓸쓸해한다. 그러던 어느날 볼트는 사고로 스튜디오에서 먼 곳에 버려지게 되고 자신의 주인이라고 믿고 있는 페니를 다시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강아지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 속에서 제작진이 정성스럽고 꼼꼼하게 표현한.. 영화 2022. 9. 3. 코코 - 죽은 후의 세상도 생각보다 괜찮아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코코(Coco, 2017)는 멕시코 전통의 명절인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주인공 미구엘은 음악을 하고 싶고 재능도 있지만 가족의 반대로 가업인 신발 만드는 일을 이어받아야 했다. 우연히 죽은 자의 세상으로 넘어가게 된 미구엘은 오래 전 죽은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 델라크루즈가 자신의 고조부인 것이라 생각하고 그를 만나 음악가로 인정받고자 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멕시코 풍 음악과 함께 환상적일 정도로 아름답게 표현된 죽은 자의 세상이 될 것이다. 보통 사후 세상에 대한 이미지는 어둡고 무섭고 황량한 느낌인데 코코에서 바라보는 저승은 흥겹기 그지없다. 유령신부(Corpse Bride, 2005)나 크리스마스의 악몽(The Nigh.. 영화 2022. 9. 2. 레고 배트맨 무비 - 진정한 배트맨은 레고 세상에? 레고 배트맨 무비(The LEGO Batman Movie, 2017)는 레고 무비(The LEGO Movie, 2014)의 성공에 힘입어 일종의 스핀 오프 성격으로 나온 또 하나의 레고 영화다. 물론 이번 편은 배트맨이 DC 코믹스의 세계관에서 레고 무비 스타일로 펼치는 여러가지 모험담이 중심이 된다. 덕분에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별로 재미없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 아는 분들에게는 배트맨과 DC 코믹스가 정말 진하게 농축된 엑기스를 맛볼 수 있다.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슈퍼 히어로 계의 터줏대감 격인 배트맨에 대해 수많은 농담과 패러디를 던지면서도 그의 모험, 고뇌와 성장, 그리고 새로운 가족의 결성까지 제법 설득력있게 그려낸다. 게다가 이 모든 걸 관객의 연령층을 고려한 듯 쉽게 풀어내는 .. 영화 2022. 9. 1.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