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1년작38 루카 - 인어공주에서 성별과 신분을 바꾸면? 인어공주 이야기는 많은 분들이 아실 것이다. 특히 디즈니의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 1989)는 디즈니를 되살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명성과 부를 안겨준 유명한 작품이다. 그런데 여기서 몇가지만 바꿔서 다른 작품을 만들면 어떨까? 주인공 인어의 성별을 남성으로 바꾸고, 신분도 공주가 아닌 평민. 기왕 달라지는 김에 인어 상태일 때의 겉모습도 조금 바꿔보자. 그렇게 만든 작품이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루카(Luca, 2021)다. 루카는 이탈리아의 포르토로소라는 마을 근처 바다에 사는 인어 종족으로 이 작품에서는 바다 괴물(sea monster)로 표현한다. 물에 젖으면 인어, 마르면 보통 사람으로 변신하는 루카는 바다 위 인간의 문물을 동경하다가 뜻이 맞는 다른 인어 소년 알베르토를 .. 영화 2023. 1. 17.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 특이하지만 사랑스런 가족의 인류 구하기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The Mitchells vs. The Machines, 2021)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레고 무비의 제작진이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다. 미첼 가족은 큰딸 케이티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멀리 떨어진 대학으로 가게 되자 아예 여행을 기획하고 함께 차를 타고 떠난다. 그러던 중 AI가 반란을 일으키고 인류는 그들에게 모두 잡혀 우주 저 멀리로 보내질 위기에 처한다. 물론 인류의 마지막 보루로 미첼 가족이 남아있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좀 독특하고 나사가 빠진 듯한 미첼 가족이지만 확실한 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서로를 사랑한다는 점. 허술한 듯 해보이면서도 단단한 그들의 유대를 무기로 AI를 무찌르고 심지어 포섭하기도 하고 결국 인류를 구해내는데 성공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 영화 2022. 12. 31. 나이브스 아웃 - 범인은 이 안에 있다! 정통 추리물의 귀환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 2021)은 이제는 보기 드문 탐정이 등장하는 영화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감독이 만든 영화라 두려워하는 분들도 계실텐데 감독 오리지널 작품이라 그런지 다르다. 부유한 추리소설가 할런 트롬비가 어느 날 시체로 발견된다. 경찰과 함께 유명한 탐정 브누아 블랑이 수사에 착수하며 트롬비 가문과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제한된 공간 속에서 벌어진 사건과 탐정과 용의자들 사이의 두뇌 싸움은 전통적인 추리물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라이언 존슨(Rian Johnson) 감독은 이런 낡았다고도 볼 수 있는 장르의 형식에 현대화된 인물들을 덮어씌워 보다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데 성공한다. 다만 등장인물들이 잘난 사람들이 가진 편견 등 주로 부정적인 측면으로.. 영화 2022. 12. 28. 블랙 위도우 - 아직 그녀를 보내지 못한 팬들을 위한 헌사 블랙 위도우(Black Widow, 2021)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1세대 영웅들 가운데 하나인 블랙 위도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먼저 개봉된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블랙 위도우의 희생이 확인된지라 이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과 어벤져스: 인피니티워(2018) 사이 일종의 프리퀄에 해당한다. 그동안 단독 영화가 없어서 윤곽만 알려져 있던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의 과거가 펼쳐지고 가족들도 등장하는데, 특히 나타샤의 아빠와 엄마, 동생 모두 개성만점의 캐릭터로 나온다. 다만 나타샤의 과거사와 가족간의 화해, 악당에 대한 단죄까지 한편으로 정리하고 다음 세대의 블랙 위도우까지 고려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 들고 어디서 본 듯한 장면도 종종 나오는 건 .. 영화 2022. 12. 11. 고장난 론 - 제작진은 론을 없애버리고 싶었나 고장난 론(Ron’s Gone Wrong, 2021)은 친구가 없는 바니가 비봇(B-bot) 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버블 사가 만든 비봇은 현실의 아이폰에 현 시대의 아이들이 바랄만한 이런 저런 기능을 덧붙인 것 같은 제품이다. 소셜 네트워킹 기능은 기본이고 올라타고 다닐 수 있고 자동 태양열 충전 기능에 엄청난 내구성까지 갖추고 친구를 대신하는 존재로 팔리고 있다.가난해서 비봇을 살 수 없는 바니도 우연히 비봇인 론을 얻게 되는데, 불량품인지라 친구가 무엇인지부터 하나하나 가르쳐야 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동 속에서 둘은 친해진다. 고장난 비봇이 유출된 것을 알게 된 버블 사는 론을 회수하여 없애려 하기에 바니와 론은 가출을 감행한다. 영화 속 비봇은 이용자에게 딱 맞춰주는 존재지만, 그.. 영화 2022. 12. 7. 그 숲에선 누구도 잠들 수 없다 2 - 이 영화는 누구도 견딜 수 없다 그 숲에선 누구도 잠들 수 없다 2(W lesie dziś nie zaśnie nikt 2/Nobody Sleeps in the Woods Tonight 2, 2021)는 같은 이름의 영화 후속작으로 나왔다. 전작의 이야기를 이어받아 주인공으로 새롭게 청년 경찰이 등장하는데, 사건 현장을 발견하고 상부에 연락해 특수부대도 요청했다. 위대한 공권력에 위압당한 탓인지 전작의 무서운 살인마들은 별다른 문제없이 지역 경찰에게 체포되어 철창에 갇힌다. 하지만 이대로 끝날 리가 없고 다른 살인마가 탄생한다. 시작하는 지점이 1편 바로 다음이고 살아남은 출연진들 대부분이 그대로 나오는지라 전작을 봤다면 과연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갈까 조금 기대하게 되는 맛이 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초반이 지나자마자 여지없이 무너진다.. 영화 2022. 11. 5. 프리 가이 - 게임 속 NPC가 주인공이 된다면? 프리 가이(Free Guy, 2021)는 프리 시티라는 인기 온라인게임에 살고 있는 가이(Guy)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다. GTA 시리즈를 기반으로 이런 저런 현존하는 MMORPG들을 짬뽕한 듯한 프리 시티는 플레이어들이 마음껏 폭력을 즐기는 게임으로 그 안에 사는 가이를 비롯한 NPC(Non-Playable Character)들은 선글라스를 쓴 플레이어들에게 시달리는 게 일상이 되어있다. 그런 가이에게도 이상적인 반려자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이 있는데, 어느 날 그는 우연히 플레이어의 선글라스를 얻어 써보게 된다. 그는 자신이 사는 세상이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NPC가 아닌 게임 플레이어 가운데 한명처럼 활약할 수 있게 된다. 프리 가이의 NPC 한명 한명은 알고 보면 인공 생명(Arificial.. 영화 2022. 10. 20.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 이제는 부부같은 에디와 베놈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Venom: Let There Be Carnage, 2021)는 베놈이 악당으로 활약하는 원작과는 좀 다르게 아예 슈퍼 히어로 장르로 자리잡은 베놈의 후속편이다. 스파이더맨이 없는 세계관의 베놈 이야기가 이어진다. 첫번째 작품이 베놈과 에디 브록의 만남이었다면 2편은 베놈과 에디 브록의 동거 생활을 다루고 있다. 이쯤 되면 눈치채겠지만 슈퍼 히어로 장르라는 걸 빼고 보면 평범한 연인들의 이야기다. 1편이 서로 사귀고 동거를 시작하는 과정이었다면 2편은 그냥 부부 생활. 특히 사랑이 흘러넘치는 연애 초기가 아닌 서로의 장단점을 다 아는 상태에서의 갈등을 다루는 부분이다. 덕분에 전작에서 에디와 연인 관계였던 앤은 그저 제3자가 되었다. 베놈과 에디 브록의 관계를 이런 식의 관.. 영화 2022. 10. 12. 괴물(2021) -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된 사람들 괴물하면 영화로 나온 괴물(2006)이 더 유명하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제목만 같은 16부작 드라마 괴물(2021) 또한 감상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만양파출소에 새로 부임한 새로 부임한 한주원(여진구) 경위는 알 수 없는 과거를 가진 이동식 경사(신하균)를 마뜩치 않아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역시나 여러가지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며 하나 둘씩 드러나는 비밀.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풀지 못한 한을 가슴에 터질 듯이 안고도 조용히 괴물을 기다리던 이, 그리고 함께 괴물을 잡으려다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난 이가 주인공이다. 괴물을 잡기 위해 그들 역시 괴물이 되어야 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역시 신하균의 빼어난 연기. 무척 많은 출연자가 나오지만 이 드라마의 중심을 꽉 잡아주.. 드라마 2022. 10. 9. D. P. - 죽지 않았어야 할 청년들 이야기 군대란 기본적으로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한 조직이다. 특히 징병제 기반의 군대는 강제성을 전제로 하기에 더 큰 부작용을 동반하기 일쑤고, 그 특유의 폐쇄성으로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고 묻혀지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를 못 견디는 사병은 탈영하는 경우도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D.P.(2021)는 그런 탈영병을 추적하여 잡는 군무이탈체포전담조, 영어로는 Deserter Pursuit로 약자인 D.P.를 제목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예전에 다녀온 분이라면 지금 군대는 매우 쉬워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군대는 언제나 군대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발전한다고 해도 군대는 그 특성상 그 발전에서 한참 뒤쳐져 있기 마련이다. 2014년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그런 상황을 상세하게 풀어주고 있다. 군대 안에서 사.. 드라마 2022. 10. 2. W 살인사건 - 살인은 주부도 각성시킨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전업주부인 마그다가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W 살인사건(W jak morderstwo, In for a murder, 2019)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폴란드 영화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미스 마플 시리즈와 닮은 곳이 많다. 평범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탐정 역인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또한 마찬가지. 덕분에 관객들 또한 어느 정도는 미스 마플 시리즈 같은 정통 추리물을 기대하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 마그다에게는 풀어야 할 살인사건도 있지만 자신을 무시하는 권위주의적인 남편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이 두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지라 이야기도 두 갈래로 나눠진다. 정작 살인사건은 발견부.. 영화 2022. 9. 22.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 렌코쿠도, 작화도, 관객까지 모두 뜨겁다 한때 일본 애니메이션은 엄청난 작화 수준으로 주목받았던 적이 있다. 특히 황금기였다는 80~90년대에 나왔던 작품에는 정말 대단한 인력과 자본이 투여되어 지금 봐도 감탄할만한 수준을 보인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난 뒤에는 그만한 질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지 않았다. 여기에는 자본이나 소재의 고갈, 인력의 문제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안해서 그렇지, 제대로 만들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라고 보여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劇場版 鬼滅の刃 無限列車編, Demon Slayer -Kimetsu no Yaiba- the Movie: Mugen Train Arc, 2021)이 그런 작품이다. 귀멸의 칼날은 만화책으로 먼저 연재되었지.. 영화 2022. 9. 17.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