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794 한산: 용의 출현 - 관객을 압도하는 해전 한산: 용의 출현(2022)은 역사상 우리나라 최고의 장군 가운데 늘 첫 손으로 꼽히는, 영웅을 넘어 성웅(聖雄)이라고까지 불리는 이순신 장군이 지휘한 한산도 대첩을 다룬 영화다. 전작인 명량(2014)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전투를 다룬 일종의 프리퀄(prequal)에 해당하는 작품이겠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전작과는 다르게 왜군의 대장인 와시자키 야스하루를 제법 비중있고 깊이있는 인물로 그렸다는 점이겠다. 잘 생긴 배우 변요한을 쓴데다가 단순히 이순신에게 신나게 당하는 역할이 아닌, 전략 전술에 능하고 야망도 큰 장수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야만 그를 이긴 이순신 장군이 더 위대하게 보이는 법이지만. 다른 부분도 명량보다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전개나 꼭 필요없는 인물들의 .. 영화 2022. 9. 8. 주먹왕 랄프 - 주인공이 되고 싶은 악당의 모험 게임 소재의 영화는 많았지만 주먹왕 랄프(Wreck-it Ralph, 2012)처럼 나름의 진지함으로 게임 자체를 대한 작품은 찾기 힘들었다. 그 옛날 전자오락실의 게임기 속 캐릭터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고 휴식 시간에는 친목도 다지는 세상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토이스토리의 게임 버전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다고쳐 펠릭스라는 게임에서 평생 악역으로 살아온 랄프는 삶에 회의를 느끼고 자기도 영웅이 되고 싶다는 어쩌면 단순하지만 불가능할 것 같은 목적을 갖고 다른 게임의 세계로 떠난다. 그 여정에서 만난 바넬로피와 서로의 진심을 터놓고, 수없이 게임 속에서 맞부딪혔지만 한번도 진심을 나누지 않았던 게임의 주인공 펠릭스와도 제대로 된 우정을 쌓게 된다. 그 모든 여정이 끝나고 랄프는 다시 원래의 게임 속 악당.. 영화 2022. 9. 7. 볼트 - 개는 훌륭하다. 고양이와 햄스터도. 미국인들의 개에 대한 사랑은 유난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또한 애견인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개 키우기에 대해서만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볼트(Bolt, 2008)은 지금 봐도 볼만한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주인공 볼트는 TV 드라마 속 배우를 하는 강아지다. 다만 드라마 속 상황을 모두 실제로 믿고 있으며 자신의 드라마 속 주인 페니를 악당 칼리코 박사로부터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 하지만 촬영 후 페니가 자신을 스튜디오에 두고 집에 가는 상황에 매번 쓸쓸해한다. 그러던 어느날 볼트는 사고로 스튜디오에서 먼 곳에 버려지게 되고 자신의 주인이라고 믿고 있는 페니를 다시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강아지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 속에서 제작진이 정성스럽고 꼼꼼하게 표현한.. 영화 2022. 9. 3. 레고 배트맨 무비 - 진정한 배트맨은 레고 세상에? 레고 배트맨 무비(The LEGO Batman Movie, 2017)는 레고 무비(The LEGO Movie, 2014)의 성공에 힘입어 일종의 스핀 오프 성격으로 나온 또 하나의 레고 영화다. 물론 이번 편은 배트맨이 DC 코믹스의 세계관에서 레고 무비 스타일로 펼치는 여러가지 모험담이 중심이 된다. 덕분에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별로 재미없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 아는 분들에게는 배트맨과 DC 코믹스가 정말 진하게 농축된 엑기스를 맛볼 수 있다.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슈퍼 히어로 계의 터줏대감 격인 배트맨에 대해 수많은 농담과 패러디를 던지면서도 그의 모험, 고뇌와 성장, 그리고 새로운 가족의 결성까지 제법 설득력있게 그려낸다. 게다가 이 모든 걸 관객의 연령층을 고려한 듯 쉽게 풀어내는 .. 영화 2022. 9. 1. 레고 무비 - 레고를 사랑한 사람들을 사랑해주는 영화 레고(LEGO)는 덴마크의 조립형 블록 장난감으로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이다. 이 레고를 주제로 영화를 만든 작품이 바로 레고 무비(The LEGO Movie, 2014)다. 영화는 평범한 공사장 인부인 에밋을 주인공으로 시작하지만 그의 일상은 와일드스타일이라는 한 여성을 만나면서 바뀐다. 세계 평화가 로드 비즈니스에게 위협받는 걸 알게 되고 그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어마어마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레고 무비는 상품으로 나온 유명 레고 프랜차이즈를 주제로 한 기존의 다른 레고 영화와는 달리 레고 그 자체를 주제로 만들었다. 그렇기에 레고를 이루는 수많은 블록과 캐릭터, 만들면서 느꼈던 갖가지 감정들을 영화를 보면서 충분히 즐길 수 있게 .. 영화 2022. 8. 31. 엣지 오브 투모로우 - 게임 만렙의 감각으로 전쟁을 하면 인류는 어느 날 갑자기 외계인의 침략을 받는다. 미믹이라는 별명으로 부른 그들의 침략에 인류는 속절없이 무너지지만 새로운 엑소슈트의 개발과 함께 리타 브라타스키라는 영웅이 탄생하며 반격의 기회를 잡는 것이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2014)의 시작이다. 빌 케이지는 공보장교로 근무하며 전투를 피하려고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에 분노한 사령관에 의해 이등병으로 강등되어 프랑스 상륙작전 다운폴의 최전선에 강제로 참전하게 된다. 문제는 그에게 전투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 엑소슈트도 전혀 다루지 못해 헤매다가 얼떨결에 미믹을 해치우면서 자신도 그 체액을 뒤집어쓰며 함께 죽는다. 그리고 그는 바로 이등병으로 끌려가기 직전의 시각으로 돌아가 깨어난다. 빌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전투에서 죽을.. 영화 2022. 8. 30. O2 - 캡슐에 갇힌 그녀, AI는 진실을 말하는 걸까? 한 여성이 빨간 비상 조명만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꺠어난다. 그 크기는 마치 관과 같은 정도. 공포에 사로잡혀 몸부림치지만 바깥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넷플릭스 영화 O2(Oxygen, 2021)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녀는 의료 인터페이스 담당 AI인 밀로의 안내에 의해 의료용 극저온 캡슐에 갇혀있으며 산소는 35% 밖에 안 남았음을 알려준다. 그녀에게는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밀로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떠올리려 노력한다. 산소는 줄어드는 와중에 경찰서에 연락하는데 성공하고 그들은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이 작품의 선배 격인 베리드(Buried, 2010)와 비슷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리메이크도 아닌 다른 영화가 똑같이 진행되면 재미없기에 O2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영화 2022. 8. 29. 라 루나 - 픽사 전성기의 아름다운 동화 요즘은 예전보다 못한 느낌이 들지만 한때 픽사(PIXAR)는 CG와 실사를 통틀어서 훌륭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한 회사였다. 토이스토리나 업, 니모를 찾아서 월E 등의 장편도 대단하지만 이 장편과 함께 극장에서 보여주는 단편도 좋은 작품이 많은데 라 루나(La Luna, 2011) 또한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 2012) 개봉시 함께 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 말로 달을 뜻하는 La Luna가 시작하면 달이 뜬 어두운 밤,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로 구성된 청소부가 어떤 임무를 띄고 배를 타고 간다. 그리고 우리는 달에 대한 재미있고도 아름다운 상상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나게 된다. 그것도 정말 아름다운 영상으로. 짧은 7분의 시간으로 이 환상적인 이야기를 잘 마무리한 끝낸 엔리코 카사로사(.. 단편 2022. 8. 28.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 아이 잃은 부모가 살아가는 방법 부모들에게 아이를 잃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경험이다. 2021년 9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2020)은 그런 부모들에게 12분의 짧은 시간으로 절망과 위로, 치유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절제된 그림과 색상 속에서 아이가 세상을 떠난 후 서로 거리를 둔 엄마와 아빠 사이로 아이의 추억이 스며든다. 그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것이지만 아이가 주었던 행복을 기억하고 지금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상대 또한 서로 밖에 없기에 그들은 다시 손을 잡는다. 부모에게 아이란 세상에 있건 없건 행복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한국인 노영란씨 이름이 있어 더 .. 단편 2022. 8. 27. 쌉니다 천리마마트 - 웹툰과 드라마의 충격적인 만남 일반적으로 미디어가 달라지면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라 할지라도 실패하는 일이 많다. 특히 만화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가는 경우가 그런 일이 많은데, 특히 원작 만화가 막 나가는 코믹 웹툰이라면 이를 실사로 표현하는 것은 무척 힘들다. 하지만 쌉니다 천리마마트(Pegasus Market, 2019)는 그런 편견을 가뿐히 뛰어넘은 수작이다. 원작의 병맛을 충분히 살렸을 뿐만 아니라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수준을 보여줬기 때문. 연출과 각본을 맡은 백승룡과 김솔지가 큰 공을 세웠지만 특히 정복동 사장 역을 맡은 배우 김병철은 비현실적인 요소 투성이의 이 드라마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생명을 불어넣었다. 원작을 사랑한다면 기대하는 그랜절 씬도 빠지지 않았다. 취향을 타긴 하겠지만 웃기기 위해 출연진 누구 .. 드라마 2022. 8. 24. 좀비랜드 - 좀비 코미디도 이 정도면 예술 좀비랜드(ZOMBIELAND, 2009)는 보통 공포 쪽으로 취급되는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에 각종 패러디와 코미디를 잔뜩 끼얹은 작품이다.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결과물이 다소 조잡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 다른 좀비 영화와는 달리 세련된 편집과 연출은 13년이 지난 지금 봐도 괜찮고 콜럼버스, 탤러해시, 위치타, 리틀록이라는 개성있는 등장인물들 덕분에 지금까지도 좀비 코미디 장르 가운데에서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Shaun Of The Dead, 2004)와 함께 첫 손에 꼽히게 되었다. 특히 영화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콜롬버스의 생존 규칙들은 그가 일행을 만나 겪는 인격적인 성장도 표현해주는 좋은 장치. 콜롬버스의 옆집 미녀로 잠깐 나오는 엠버 허드의 모습을 보면 여러가지 의미에서 한숨이 나오며 빌 머레이는 .. 영화 2022. 8. 18. 더 로드 - 끝없는 도로에 갇힌 가족 더 로드(Dead End, 2003)는 한 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시골길을 지나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아버지가 부인, 딸, 아들, 딸의 남자친구를 태우고 외가에서 함께 크리스마스를 지내기 위해 밤에 차를 몰고 가는 중, 길가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하얀 옷의 여성을 만나 태워준다. 그 뒤부터 이상한 일이 연속으로 발생하고 차를 멈출 때마다 가족 가운데 죽는 사람까지 생긴다. 아무리 가도 길은 끝나지 않고 심지어 숲 속으로 걸어들어가 봐도 다시 차로 돌아오는 알 수 없는 혼돈 속에서 마침내 진실은 밝혀진다. 지금 봐도 괜찮은 수수께끼같은 전개와 좋은 반전을 갖고 있는 이 영화는 나왔던 2003년 당시에는 더욱 놀라운 작품이었다. 극장에 걸리지 못하고 바로 DVD로 출시되었지만 90만달러의 제작.. 영화 2022. 8. 14. 이전 1 ··· 4 5 6 7 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