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308 카고(2013) - 좀비가 감동을 다 시키네 2013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든 단편 카고(Cargo, 2013)는 당시 유튜브 등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많이 공개되기 시작한 좀비 장르 단편 가운데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는 많은 부분이 형식화되어있고 관객들 또한 기본적인 배경 지식을 알고 있는 걸 전제로 하기에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이야기해야 하는 단편 영화에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 좀비가 창궐한 가운데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린 아빠가 아직 아기일 뿐인 딸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카고는 7분 남짓의 시간에 현재 상황과 그 해결과정까지 보여준 다음 마무리 짓고 진한 여운까지 남길 정도니 장르를 떠나 모범적인 단편 영화라고 칭송받을 만 하다. 아빠 역인 Andy Rodoreda의 연기도 좋았다. 이 단편을 .. 단편 2022. 7. 23. 나이트 티스 - 착하고 예쁘면 뱀파이어라도 괜찮아 넷플릭스 영화 나이트 티스(Night Teeth, 2021)는 야간에 형 대신 리무진 운전을 하던 청년이 예쁜 뱀파이어 아가씨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악당을 무찌른 후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넷플릭스 표 아니랄까봐 초짜 리무진 운전사가 예쁜 뱀파이어들을 한밤중에 만나 리무진을 태운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끝까지 주인공 좋을대로 끝나버리는 이 영화는 밤 풍경도 화려하고 군더더기도 없으며 해피엔딩이니 빠르게 보고 지나가기에는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주변 사람들이 희생되지만 이 영화는 거기에 초점을 오래 맞추지도 않는다. 주인공과 맺어지는 뱀파이어는 예쁜데 착하기까지 하니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너무 많은 기대는 금물. 가볍게 가볍게 보시길. 이리워치 평점 [?] ★★★★★☆☆☆☆☆.. 영화 2022. 7. 22. 킬링 카인드: 킬러의 수제자 -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킬러들 킬링 카인드: 킬러의 수제자(The Protege, 2021)는 제목을 우리 말로 바꾸면서 참 길어진 영화다. 원래 제목인 The Protege는 제자라는 뜻일텐데 우리나라에서는 킬링 카인드라는 말이 앞에 붙어버렸다. killing kind의 뜻은 죽이는 종(種)/종족(種族)으로 줄이자면 살육종족/살해종족/살인종족 등이 되어야 할 듯 한데 굳이 붙어야 할 이유는 모르겠다. 설마 친절하게 죽인다는 뜻은 아니겠지. 그러려면 kind가 아니라 kindly가 붙어야 할텐데. 출연진 목록 앞에 마이클 키튼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의 주연은 매기 큐(Maggie Q)다. 처음 홍콩 영화계에서 성공을 거둔 다음 헐리웃으로 진출했지만 그녀는 아름다운 아시아 여성 역할 빼고는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연기를 못하.. 영화 2022. 7. 21. 스파이더헤드 - 아이디어가 전부 스파이더헤드(Spiderhead, 2022)는 사람의 의지나 감정을 화학적인 약품 투입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넷플릭스 영화다. 과학의 발달이 실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21세기인 만큼 제대로 된 고찰이 있었다면 충분히 좋은 작품으로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밋밋하다. 매우 심각하면서도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수박겉핥기 정도로만 다루고 있기 때문. 전형적인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나오는 스티브 역의 크리스 헴스워스는 그렇다쳐도 그와 대립하는 제프 역으로 나오는 마일스 텔러의 연기는 기대할 만도 했는데 역시나 밋밋하다. 내용을 확 줄여서 단편 정도로 만들었어야 할 듯. 이리워치 평점 [?] ★★☆☆☆☆☆☆☆☆ 2/10.. 영화 2022. 7. 20. 캐빈 인 더 우즈 - 공포 마니아들을 위한 특급 선물 세트 캐빈 인 더 우즈(The Cabin in the Woods, 2012)는 공포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만큼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팬들을 열광시킬 요소들이 그냥 많은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아예 쏟아붓기 때문. 평범한 공포 영화의 클리셰를 비틀면서 SCP까지 다양한 요소를 한 작품에 넣어버린 이 영화는 혼란에 빠지거나 길을 잃기는 커녕 스타일에 어울리는 깔끔한(...) 마무리까지 해낼 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도 관객들에게 패러디나 클리셰 파괴 등 재미있는 요소들을 꾸준하게 제공한다. 덕분에 팬들은 개봉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영화에 숨겨져있는 요소들을 화제거리로 삼을 정도. 이런 마니아들의 지지에 더해 비록 드류 고다드(Drew Goddard) 감독보다는 제작과 각본을 맡은 어벤.. 영화 2022. 7. 19. 높은 풀 속에서 - 영원한 루프를 도는 사람들 스티븐 킹과 그의 아들 조 힐이 함께 쓴 소설을 영화화한 높은 풀 속에서(In the tall grass, 2019)는 독특한 구성의 공포 영화다. 다른 이를 구하겠다는 선의를 품고 들어간 사람들이 높게 자란 풀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숲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 시공간까지 엇갈리는 와중에 똑같이 풀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렇다고 탈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그 가운데에는 이들을 죽이려는 사람도 있다. 이 작품의 장점은 풀 숲에서 헤매다닌다는 배경도 소재도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변화 또한 주어지면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다만 영화 속의 수수께끼는 끝날 때까지도 전부 풀리지는 않기에 사건의 깔끔한 해결을 바라는 분들에게는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 영화 2022. 7. 18. 죽은 자들의 골짜기 - 좀비가 쳐들어오면 스페인 내전 중이라도 뭉쳐야지 스페인에서 만든 넷플릭스 영화 죽은 자들의 골짜기(Malnazidos, 2022)는 수많은 좀비 영화 가운데 하나지만 우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부분이 있다. 바로 배경으로 나온 스페인 내전. 스페인 내전은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1936년부터 39년까지 스페인 국민 전체가 두 갈래로 나뉘어 싸웠던 전쟁으로 대한민국 민족 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을 생각나게 할 수도 있다. 결국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국민군이 이기며 스페인은 수십년간의 독재에 시달렸고 내전 과정에서 생긴 심각한 트라우마는 지금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영화는 스페인 사람들에게 아직도 큰 아픔으로 남아있는 이 전쟁을 배경으로 일어난 좀비 사태를 보여주고 있다. 죽은 자들이 적이 되자 그동안 서로 싸우던 산 자들도 힘을 합칠 수 밖에 없다.. 영화 2022. 7. 17. 서치 - 전직 특수요원이 아닌 아빠가 실종된 딸을 찾는 법 실종된 자식을 애타게 찾는 부모의 이야기는 꽤 많이 나와있지만 서치(Searching, 2018)는 좀 다르다. 테이큰(Taken, 2008)에서라면 아버지가 직접 총을 들고 딸을 찾아나서겠지만 서치에 나오는 아버지는 아쉽게도 전직 특수요원이 아니었다. 그는 경찰에도 연락하지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기에 PC와 스마트폰,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하여 스스로 단서를 찾는다. 영화 내내 나오는 것은 이런 디바이스의 화면 뿐. 이렇듯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편집이 지배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교차 편집에 의한 빠른 전개가 작품의 호흡을 주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가족의 과거를 보여주는 압축적인 인트로 부분은 픽사 영화 업(UP, 2009)을 연상시킬 정도로 짧으면서도 충분한 서사를 관객에게 전해준.. 영화 2022. 7. 16. 레지던트 이블 - 다시 봐도 1편까지는 괜찮았지 일본 캡콤의 역사 깊은 베스트셀러 게임 바이오 하자드의 영어권 국가 출시 제목으로 실사화한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2002)은 영화계에 좀비 장르의 유행이 일어나기 전에 나름대로 이 분야의 개척자 역할을 한 영화다. 원작처럼 라쿤 시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엄브렐라의 지하연구시설인 하이브를 배경으로 진행되기에 제한적이면서도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소수의 인원이 많은 좀비 사이들을 헤치고 다니며 생기는 긴장과 해소를 적절한 리듬으로 반복할 수 있게 해준다. 수수께끼와 이를 풀어가는 과정 또한 한편의 영화 안에 잘 집어넣은 편. 게임과는 다른 줄거리를 이어감에도 불구하고 좀비들은 물론이고 원작의 주요 캐릭터인 좀비 강아지나 릭커 또한 잘 표현되었다. 영화에만 나오는 주인공 앨리스의 메리 .. 영화 2022. 7. 15. 관상 - 유능하지만 무능했던 어느 관상쟁이 이야기 얼굴만 보고 어떤 사람인지 가늠하는 기술인 관상(觀相)은 이를 통해 그와 관련된 미래를 판단하고자 하기에 일종의 예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트로이의 카산드라가 그러했듯 예언가의 힘만으로는 역사를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관상(2012)은 유능한 관상가를 주인공이 계유정난(癸酉靖難)이라는 역사 속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송강호가 연기하는 몰락한 양반 출신인 관상쟁이 김내경은 그 유용함을 인정받아 높은 자리로 출세한다. 그는 당시 세력가였던 김종서에게 감화되어 수양대군의 쿠데타를 막으려고 하지만 역사대로 계유정난은 그대로 일어나며 아끼는 아들은 장님이 되고 마지막에는 심지어 화살을 맞아 죽기까지 한다. 관상에서 나온 충고를 따르지 않은 처남은 벙어리가 된다. 그의 관상은 영화.. 영화 2022. 7. 14. 범죄의 재구성 - 결말을 알아도 재미있는 최동훈 스타일 범죄의 재구성(2004)는 우리나라에서도 하이스트 필름/케이퍼 무비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기념비적인 영화다. 보통의 범죄 영화와는 달리 이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대단한 범행 기법보다는 독특한 등장인물들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들은 범죄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배신하는데, 관객들은 영화 속 사건과 결말보다는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개성적인 인물들에게 매료된다. 사기당한 형의 복수를 하는 주연 박신양은 물론이고 김선생 백윤식, 구로동 샤론스톤 염정아, 얼매 이문식, 휘발류 김상호, 제비 박원상까지 모두 기억에 남는 연기를 펼치며, 무능하지 않은 경찰로 나오는 천호진까지도 공감가는 캐릭터다. 무명 시절 김윤석도 구경할 수 있다. 나온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이만한 케이퍼 무비를 찾기 힘.. 영화 2022. 7. 13.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시즌 1 - 속물이 인격을 쌓는 과정 올해 넷플릭스로 나온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2022)는 마이클 코넬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시즌제 드라마다. 나름대로 유능하면서도 돈 밝히는 변호사인 미키 할러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이리워치에서도 2011년에 나온 극장판을 다룬 적이 있다. 원작소설 기준으로 대략 극장판에서 이어진다고 봐도 좋은데, 아무래도 더 긴 호흡으로 담을 수 있게 된 만큼 미키 할러와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극장판보다 자세해졌다. 마누엘 가르시아룰포(Manuel Garcia-Rulfo)가 연기하는 미키 할러는 그에게 일어났던 사고 때문인지 정신적으로 훨씬 여리고 고민이 많은 모습이다. 극장판에서의 날카로움은 줄어들고 많이 둥글둥글해진 모습. 속물 타이틀은 이제 떼어버려도 좋을 것 같다. 재미는 나름 보장되어 .. 드라마 2022. 7. 12. 이전 1 ··· 21 22 23 24 25 2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