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만든 넷플릭스 영화 죽은 자들의 골짜기(Malnazidos, 2022)는 수많은 좀비 영화 가운데 하나지만 우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부분이 있다. 바로 배경으로 나온 스페인 내전.
스페인 내전은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1936년부터 39년까지 스페인 국민 전체가 두 갈래로 나뉘어 싸웠던 전쟁으로 대한민국 민족 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을 생각나게 할 수도 있다. 결국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국민군이 이기며 스페인은 수십년간의 독재에 시달렸고 내전 과정에서 생긴 심각한 트라우마는 지금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영화는 스페인 사람들에게 아직도 큰 아픔으로 남아있는 이 전쟁을 배경으로 일어난 좀비 사태를 보여주고 있다. 죽은 자들이 적이 되자 그동안 서로 싸우던 산 자들도 힘을 합칠 수 밖에 없다. 생존자들의 복잡다양한 사연은 생동감을 더해주며 다른 좀비 영화는 다르게 낮 장면들이 더 많이 나와 볼만한 스페인의 풍광들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들이 조화를 이루며 작품은 비교적 무난한 완성도를 보인다.
다만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 작품이 많은 만큼 인상적인 장면이나 고유의 스토리라인, 개성적인 등장인물 같은 독특한 요소가 있는게 좋은데 장르의 클리셰는 많이 써먹었지만 반대로 차별성은 좀 부족한게 아쉽다. 작품 이름만 대도 확 떠오를 만한 뭔가가 별로 없다는 것. 그래도 스페인을 배경으로 좀비 장르 영화를 보시겠다면 한번 봐도 좋겠다.
어쩌면 스페인 사람 가운데에는 내전 중이던 군인들이 좀비를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치는 장면을 보며 조금은 위안을 얻었을 수도 있겠다. 영원한 인류의 적 독일 나찌는 이 작품에서도 악역이다.
이리워치 평점 [?]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title/80208806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빈 인 더 우즈 - 공포 마니아들을 위한 특급 선물 세트 (0) | 2022.07.19 |
---|---|
높은 풀 속에서 - 영원한 루프를 도는 사람들 (0) | 2022.07.18 |
서치 - 전직 특수요원이 아닌 아빠가 실종된 딸을 찾는 법 (0) | 2022.07.16 |
레지던트 이블 - 다시 봐도 1편까지는 괜찮았지 (0) | 2022.07.15 |
관상 - 유능하지만 무능했던 어느 관상쟁이 이야기 (0) | 2022.07.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