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공포39 그럼프 인 더 나이트 - 집안에 TV 보는 귀신이 있다 그럼프 인 더 나이트(Grump in the Night, 2022)는 Something's Awry 프로덕션에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폭풍우 치는 밤, 기척이 있어 거실로 내려와보니 사람은 없는데 TV와 램프가 켜져 있었다. TV를 끄고 다시 돌아섰지만 저절로 다시 켜지고, 이는 계속 반복된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4분여의 단편으로 공포 장르의 분위기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만들어져 사건의 발생과 해결까지 무난하게 마무리한다. 본편이 끝나고 제작사의 홍보를 위해서인지 만드는 과정이 조금 나오는데, 사람의 움직임을 직접 찍은 모션 캡쳐를 활용하여 더 자연스러운 장면을 만들어 낸 듯 하다. 참고로 제목의 그럼프(grump)는 투덜대는 불평쟁이를 말하지만 이 경우 나이들어 불.. 단편 2023. 2. 3. 더 메뉴 - 요리가 예술을 넘어 광기로 치닫게 되면 더 메뉴(The Menu, 2022)는 외딴 섬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저녁 한끼에 무려 1250달러, 현재 환율로 154만원이나 하는 레스토랑 호손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마고와 타일러는 다른 손님들과 함께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간다.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즐기게 되어 좋아한 타일러와 마고였지만 코스가 하나씩 진행될 때마다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다. 이 작품은 최근의 고급 요리가 음식의 본질에서 벗어난 채 소비되는 상황을 여러 방식으로 비꼰다. 이를 위해 유명한 요리 비평가, 금전욕이 많은 젊은 투자자, 한물갔지만 요리 예능으로 다시 뜨려는 연예인, 비싼 요리를 먹는게 일상화된 부유층, 미식을 취미로 삼는 사람(foodie) 등 다양한 이들이 손님으로 참여하며.. 영화 2023. 1. 30. 링컨: 뱀파이어 헌터 - 링컨은 노예해방만 한게 아니다 링컨: 뱀파이어 헌터(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2012)는 남북전쟁과 노예해방으로 역사에 남아있는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사실은 뱀파이어도 좀 많이 때려잡았다는 세스 그레이엄스미스(Seth Grahame-Smith)의 가상 역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어릴 적 엄마를 뱀파이어에게 잃고 어른이 된 후 복수하려 하지만 오히려 당할 뻔 한다. 오랫동안 뱀파이어 사냥을 해온 헨리는 그를 구해주고 링컨 또한 뱀파이어 헌터 일에 평생을 바칠 것을 맹세하고 수련을 시작한다. 설정부터 어마어마한 만큼 영화도 어느 정도 각오하고 봐야 한다. 다만 기대를 많이 내려놓는다면 19세기 미국의 풍경도 구경하면서 한번 정도는 흥미있게 볼 수도 있겠다. 나.. 영화 2023. 1. 10. 우주전쟁 - 아들과 딸 살리느라 바쁜 톰 크루즈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2005)은 무려 1898년에 허버트 조지 웰즈가 쓴 같은 이름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게다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작품. 하지만 관객들은 기대와는 다른 영상을 만나게 된다. 톰 크루즈가 맡은 주연 레이 페리어는 이혼한 두 아이의 아빠. 주말에 아이들을 만나러 가지만 사춘기 아들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던 중 갑자기 화성인의 공격이 시작되어 수많은 생명이 학살당하고 아빠와 두 아이는 기약없는 피난의 길을 떠난다. 감독과 주연만 보면 주인공이 일당백으로 지구에 쳐들어 온 화성인을 무찌를 것 같지만 영화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지구인과 화성인의 전쟁에서 주인공과 그 가족은 적극적인 참여자라기 보다는 관찰자 또는 .. 영화 2023. 1. 3. 호스텔 - 낯선 곳, 낯선 사람들에 대한 공포를 현실로 호스텔(Hostel, 2004)은 낯선 곳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정도 품을만한 무서운 상상을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일라이 로스(Eli Roth) 감독의 이름을 호러 마니아들 사이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배낭여행 중인 3명의 친구들은 슬로바키아에 가면 예쁜 여성을 꼬시기 쉽다는 말에 냉큼 기차를 타고 그가 알려준 호스텔로 갔다. 그들은 가자마자 여성들과 데이트하는데 성공하지만 그 가운데 한 친구는 돌아오지 않고 자기는 먼저 간다는 이상한 문자만 남기고 사라진다. 그 다음날도 여성들과 데이트하고 또 한 친구가 사라졌다. 유일하게 남은 팩스턴은 친구들을 찾아 다니기 시작한다. 고문 포르노라 불릴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로, 사람들이 낯선 곳과 낯선 사람들에 대해 품은 공포심을 제대로 저격했.. 영화 2022. 12. 2. 프리키 데스데이 - 여고생 몸의 살인마와 아저씨 몸의 소녀 프리키 데스데이(Freaky, 2020)는 해피 데스데이(Happy Death Day, 2017)의 흥행 성공으로 같은 감독인 크리스토퍼 랜던이 만든 슬래셔 영화인데 원 제목과는 상관없이 한국 한정으로 데스데이 시리즈가 되었다. 해피 데스데이가 슬래셔 장르에 타임루프를 섞었지만 프리키 데스데이는 서로 몸이 바뀌는 바디스왑을 넣었다는 면에서 이 작품은 프리키 프라이데이(Freaky Friday, 2003)와 더 비슷하겠다. 평범한 여고생인 밀리 케슬러는 20년 만에 나타난 연쇄살인마인 도살자에게 살해당할 뻔 하다가 겨우 살아남았지만 그 다음날 자신과 도살자의 몸이 서로 바뀐 채로 깨어난 것을 알게 된다. 장신의 중년 아저씨가 된 밀리는 자신의 몸을 되찾으려 하고 도살자는 10대 여고생의 몸을 이용하여 더 .. 영화 2022. 11. 17. 그 숲에선 누구도 잠들 수 없다 2 - 이 영화는 누구도 견딜 수 없다 그 숲에선 누구도 잠들 수 없다 2(W lesie dziś nie zaśnie nikt 2/Nobody Sleeps in the Woods Tonight 2, 2021)는 같은 이름의 영화 후속작으로 나왔다. 전작의 이야기를 이어받아 주인공으로 새롭게 청년 경찰이 등장하는데, 사건 현장을 발견하고 상부에 연락해 특수부대도 요청했다. 위대한 공권력에 위압당한 탓인지 전작의 무서운 살인마들은 별다른 문제없이 지역 경찰에게 체포되어 철창에 갇힌다. 하지만 이대로 끝날 리가 없고 다른 살인마가 탄생한다. 시작하는 지점이 1편 바로 다음이고 살아남은 출연진들 대부분이 그대로 나오는지라 전작을 봤다면 과연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갈까 조금 기대하게 되는 맛이 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초반이 지나자마자 여지없이 무너진다.. 영화 2022. 11. 5. 헌트(2020) - 베티 길핀의 독특한 매력으로 채운 데스 게임 영화 비슷한 제목이 많은 영화 가운데에서도 이 헌트(The Hunt, 2020)는 데스 게임 장르의 영화다. 시작하자마자 납치되었다가 들판에 풀려난 사람들 앞에 총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가 들어있는 나무 상자가 놓여있다. 그들이 무기를 만지고 있자 갑자기 어디선가 공격이 시작되고 하나 둘씩 사냥당하듯 죽음을 당한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는 살아남는 건 물론이고 상대방을 때려잡을 의지와 능력이 넘쳐 흐르는 이도 한명 있었다. 적지 않은 데스 게임 영화들 가운데에서도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시작하자마자 유명 배우를 퇴장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군더더기없이 진행되는 속도감있는 연출과 함께 영화 내내 활약하는 주연 배우 베티 길핀(Betty Gilpin)의 묘한 매력 덕분이다. 주최 측의 실수로 잘못 납치된 전직 군.. 영화 2022. 11. 3. 그 숲에선 누구도 잠들 수 없다 - 미국식 슬래셔 무비를 폴란드에서 만들면? 그 숲에선 누구도 잠들 수 없다(W lesie dziś nie zaśnie nikt, Nobody Sleeps in the Woods Tonight, 2020)는 전형적인 슬래셔 장르의 작품이다. 청소년들이 따로 떨어져 깊은 숲 속으로 가 캠핑하러 간다는 이야기에서 로맨스나 모험 장르가 아니라면 피가 튀는 영화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작품은 폴란드에서 만들었다는 것이 독특한 부분일 것이다. 땅의 90%가 평지라는 폴란드답게 끝없이 이어지는 숲 속에서 수많은 살인이 일어난다. 아쉬운 점은 이 영화만의 개성이 부족하다는 점. 슬래셔 장르에 충실하게 젊은이들과 호수, 캠프 파이어, 매력적인 남녀의 섹스, 생명력 강한 살인마들과 파이널 걸(Final Girl)까지 준비했지만 보다 독특한 인상을 남기는데에는 .. 영화 2022. 11. 2.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 21세기에 즐기는 흑백 공포영화 우리나라에는 찾기 힘들지만 미국이나 서유럽 쪽에는 1930~1940년대 흑백 영화 시절의 공포물에 대한 팬덤이 제법 크게 존재한다. 디즈니 플러스 독점으로 지난 10월 7일 공개한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Werewolf by Night, 2022)는 그런 고전공포영화 팬들을 위해 마블이 마련한 서비스가 되겠다. 영화는 블러드스톤 가문에 내려오는 괴물을 상대할 수 있는 특별한 보석인 블러드스톤을 차지하기 위해 괴물 사냥꾼들이 모이면서 시작한다. 가벼운 반전이 준비되어 있는 정도의 각본이지만 55분이라는 짧은 상영시간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잔인한 장면도 별로 없는 편. 하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앞에서 말한 흑백 공포 영화를 21세기에 즐기게 해줬다는 점에 있다. 화면도 음악도 모두 잘 어울리게 .. 영화 2022. 10. 31. 컷(CUT) - 밤 12시의 이발소에 찾아온 그들은 누구인가 단편영화 컷(CUT, 2013)은 밤 12시의 미장원에 주인 한명만 남아 청소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분명히 문을 닫았는데 청소를 하던 중 저절로 문이 열리고 바닥에는 알 수 없는 액체가 젖어있어 누군가 안에 들어왔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누군가 그를 습격한다... 는 내용. 물론 이게 끝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독일산 단편 영화로 보통 유머라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 하는 나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 단편이 주는 재미는 제법 훌륭하다. 길이는 3분 밖에 안 되지만 감독과 각본을 맡은 Peter Lemper는 사소한 관점 차이만으로 분위기는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깔끔하다.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자막은 필요없다. 이리워치 평점 [.. 단편 2022. 10. 21.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 - 추억으로 놔뒀으면 좋았을 것을 캡콤의 오래된 게임 프랜차이즈인 레지던트 이블이 리부트되어 새롭게 영화로 만들어졌다.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Resident Evil: Welcome to Raccoon City, 2022)는 폴 앤더슨 감독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와는 다르게 예고편부터 원작 게임에 충실하게 재현한 흔적이 보여 팬들로부터 제법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라쿤 시티 경찰서나 스펜서 저택도 훌륭하게 재현되어 있지만 칭찬은 거기까지. 게임 두편의 내용을 한편의 영화에 집어넣으려고 그랬는지 몰라도 이 작품을 보면 후속편으로 가기 위해 관객을 몰고 가는 숨가쁜 패키지 여행에 참가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임은 게임의 호흡이 있고 영화는 영화의 호흡이 있는데 이도 저도 아니고 게임 속 등장인물이 많이 나온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지.. 영화 2022. 10. 11.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