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메뉴(The Menu, 2022)는 외딴 섬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저녁 한끼에 무려 1250달러, 현재 환율로 154만원이나 하는 레스토랑 호손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마고와 타일러는 다른 손님들과 함께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간다.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즐기게 되어 좋아한 타일러와 마고였지만 코스가 하나씩 진행될 때마다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다.
이 작품은 최근의 고급 요리가 음식의 본질에서 벗어난 채 소비되는 상황을 여러 방식으로 비꼰다. 이를 위해 유명한 요리 비평가, 금전욕이 많은 젊은 투자자, 한물갔지만 요리 예능으로 다시 뜨려는 연예인, 비싼 요리를 먹는게 일상화된 부유층, 미식을 취미로 삼는 사람(foodie) 등 다양한 이들이 손님으로 참여하며, 현대 사회에서 요리사가 갈고 닦은 고도의 기술과 노력이 들어간 고급 요리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지를 각자의 스타일로 보여준다.
음식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이 그렇듯 요리는 물론이고 레스토랑과 요리사들 모두 섬세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연출하고 있기에 보는 재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장르인지라 하나씩 풀어주는 광기에 휩싸인 사연을 살피는 것도 괜찮다. 소소하게 블랙 코미디 요소도 들어있어 지루하진 않다.
왕년 볼드모트였던 레이프 파인즈(Ralph Fiennes)와 많이 마른 안야 테일러조이(Anya Tailor-Joy)는 극중 대치하는 입장에서 좋은 연기를 펼친다. 잔인한 장면은 많지 않지만 놀라게 되는 곳이 몇몇 있으니 주의하시길.
다만 극 전개에 있어 다소 비약적인 부분이 있고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아 약간 찜찜함이 남는다. 무엇보다도 다수의 사람이 그런 식으로 목숨을 포기할 수 있다는 건 예술을 몰라서 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리워치 평점 [?]
이미지 출처 : 더 메뉴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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