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미스터리24 씨 하우 데이 런 - 애거사 크리스티 시대 런던 배경의 심심한 추리물 씨 하우 데이 런(See How They Run, 2022)은 1950년대의 영국 런던에서 펼쳐지는 추리물이다. 이 작품에는 흥미롭게도 실존 인물과 연극이 등장한다. 바로 미스터리의 여왕(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애거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연극 쥐덫(The Mousetrap)이다. 실제로 이 연극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1952년에 개막,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쉴 때까지 계속 공연했다. 2021년 다시 개막하여 지금까지 3만회에 가깝게 공연했으며 런던 시민 1천만명 이상을 관객으로 맞이했으니 정말 대단하다. 작품 속에서 나오는 연극 쥐덫에 대한 제반 사항은 실제 역사에 기반한 부분이 많다. 씨 하우 데이 런은 이 연극의 100회 기념 파티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 이를 해결하기.. 영화 2022. 12. 10. 아웃핏 - 오래된 양복점 재단사를 우습게 보면 생기는 일 아웃핏(The Outfit, 2022)은 한 양복점에서 벌어지는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outfit의 뜻은 말 그대로 옷, 보통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입는 종류 또는 한 세트로 된 의상을 이야기한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영국인 재단사(cutter) 벌링이 양복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가게에 시카고의 조직폭력배들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더해진다. 그들은 벌링을 범죄에 끌어들이려 하고 그 또한 최선을 다해 대응하지만 상황은 시시각각 위험해진다. 요즘 유행답게 이 평범해 보이는 재단사에게도 과거가 있지만 영화 내내 액션은 없다시피 하다. 그렇지만 주연을 맡은 마크 라일런스(Mark Rylance)는 차분하면서도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다 적당한 완급 조절까지 해낸다. 덕분에.. 영화 2022. 12. 5. 배드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 - 수렁에 빠진 악당들 배드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Bad Times at the El Royale, 2018)은 우연히 엘 로얄이라는 호텔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생기는 일을 다룬 영화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 양쪽에 걸쳐있는 엘 로얄 호텔은 한때 유명했다가 쇠락한 곳으로 직원도 한명 뿐이지만 그날따라 투숙객이 몰린다. 외판원과 가수, 그리고 신부에다가 성질 더러운 이름 모를 여성 한명까지. 문제는 엘 로얄 호텔도, 거기에 모여든 사람들도 모두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이다. 나중에는 사이비 종교 교주와 그 신도들까지 몰려오며 엘 로얄은 말 그대로 수라장이 되어버린다. 잔인하지만 신선했던 캐빈 인 더 우즈의 드류 고다드(Drew Goddard) 감독의 작품인데, 다양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의 충돌 그 자체는 나름의 재.. 영화 2022. 12. 3. 뜨거운 녀석들 - 액션영화 속 시골 마을이 평화로울 리가 에드거 라이트 감독에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주연으로 나오는 이른 바 코르네토 3부작 가운데 가운데를 차지하는 뜨거운 녀석들(Hot Fuzz, 2007)은 3부작 가운데 유일하게 사이먼 페그가 사회적으로 유능하게 나온다. 니콜라스 엔젤(사이먼 페그)은 런던 경찰청에서 온갖 활약을 하지만 동료 경찰을 너무 무능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경사 진급을 핑계 삼아 시골로 좌천당한다. 그 시골은 샌드포드라는 이름의 마을로, 범죄가 없다시피 한 평화로운 곳이었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마을 사람들에게서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고 뒤이어 우연한 것처럼 보이는 인명 사고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비밀이 있는 시골 마을 장르에 속하지만,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개성적인 연출로 지루할 틈 없이 영화가 진행된다. 대놓고.. 영화 2022. 11. 16. 나를 찾아줘 - 고급스러운 사랑과 전쟁, 불륜 영화의 걸작 나를 찾아줘(Gone Girl, 2014)는 아내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남편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실종된 아내로 인해 때로는 동정을, 때로는 의심을 받는 남편 닉 역의 벤 애플렉(Ben Affleck)의 연기도 괜찮았지만 역시 압권은 아내인 에이미 역을 한 로자먼드 파이크(Rosamund Pike)였다. 그녀의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연기는 감독인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의 세련된 연출과 잘 맞물려 2시간 29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쉬지않고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우리나라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같은 불륜 드라마를 매우 고급스럽게 영화로 만든다면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도 해볼 수 있겠다. 미혼이건 기혼이건 결혼 .. 영화 2022. 11. 4. 인헤리턴스 - 미스터리도 화면도 모두 어두워 인헤리턴스(Inheritance, 2020)는 정의로운 지방 검사로 살고 있던 로렌이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유산에 지하실에 가둬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무려 30년이나 갇혀있던 그를 가둔 건 바로 아버지 본인. 그녀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내고 어떻게 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지하실에 수십년 가둬둔 사람을 유산으로 물려받는다는 소재는 제법 신선한 편인지라 연출과 각본에 따라 얼마든지 흥미롭게 끌고 갈 수 있었을 것지만 이 영화는 그러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반 이후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라 이어진다는 점. 정의롭고 머리도 좋다는 주인공 로렌의 이성이 갑자기 사라졌는지 관객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과 판단이 이어진다. 결정적으로 위험한 인물을 제대로 된 경고없이 유산으로 물.. 영화 2022. 9. 29. 아메리칸 울트라 - 기억상실에 세뇌까지 당했지만 사랑이라면 영화 아메리칸 울트라(American Ultra, 2015)는 아시는 분은 아시는 MK 울트라 프로젝트를 소재로 한 영화다. 미국 시민을 세뇌와 약물을 통해 제어하려는 말 그대로 영화나 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실제로 하려고 했던 MK 울트라 프로젝트는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할 정도의 큰 사건이었다. 평범한 미국 시골의 마트에서 근무하는 마이크가 알고 보니 기억이 지워진 미국 정부에 의해 비밀리에 길러진 첩보원이었고 출세에 눈이 먼 CIA의 예이츠에 의해 살해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마이크를 아꼈던 라세터가 개입하며 이야기는 커지기 시작한다. 이런 식의 기억 상실과 각성, 그리고 알고보니 능력자 라는 이야기는 전세계에 흘러넘치고 헐리웃 영화계에도 매우 많다. 가깝게 봐도 명작으로 인정받는 본 시리즈가 바.. 영화 2022. 9. 24. 더 큐어 - 장어를 견뎌야 끝까지 본다 더 큐어(A Cure for Wellness, 2017)는 대형 금융사의 직원인 록하트가 이사회의 명령으로 스위스에 있는 오래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대표를 데리러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장르의 영화가 그렇듯 록하트는 그 병원에서 못 나오게 되고 그 안의 비밀을 하나 둘 파헤치며 사건은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문제는 파국을 향해 가긴 하는데 느리게, 정말 느리게 움직인다. 반전이 될만한 이야기가 있긴 한데 그리 길게 풀어줄 만한 정도로 복잡한 이야기도 아니어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 진상을 파악해도 놀랍기보다는 겨우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오래 끌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전체 상영시간이 두시간을 훌쩍 넘어 146분인데 90분 정도로 줄였으면 오히려 그럭저럭 괜찮게 봤을 법하다. 그럼에도.. 영화 2022. 9. 6. O2 - 캡슐에 갇힌 그녀, AI는 진실을 말하는 걸까? 한 여성이 빨간 비상 조명만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꺠어난다. 그 크기는 마치 관과 같은 정도. 공포에 사로잡혀 몸부림치지만 바깥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넷플릭스 영화 O2(Oxygen, 2021)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녀는 의료 인터페이스 담당 AI인 밀로의 안내에 의해 의료용 극저온 캡슐에 갇혀있으며 산소는 35% 밖에 안 남았음을 알려준다. 그녀에게는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밀로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떠올리려 노력한다. 산소는 줄어드는 와중에 경찰서에 연락하는데 성공하고 그들은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이 작품의 선배 격인 베리드(Buried, 2010)와 비슷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리메이크도 아닌 다른 영화가 똑같이 진행되면 재미없기에 O2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영화 2022. 8. 29. 더 로드 - 끝없는 도로에 갇힌 가족 더 로드(Dead End, 2003)는 한 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시골길을 지나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아버지가 부인, 딸, 아들, 딸의 남자친구를 태우고 외가에서 함께 크리스마스를 지내기 위해 밤에 차를 몰고 가는 중, 길가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하얀 옷의 여성을 만나 태워준다. 그 뒤부터 이상한 일이 연속으로 발생하고 차를 멈출 때마다 가족 가운데 죽는 사람까지 생긴다. 아무리 가도 길은 끝나지 않고 심지어 숲 속으로 걸어들어가 봐도 다시 차로 돌아오는 알 수 없는 혼돈 속에서 마침내 진실은 밝혀진다. 지금 봐도 괜찮은 수수께끼같은 전개와 좋은 반전을 갖고 있는 이 영화는 나왔던 2003년 당시에는 더욱 놀라운 작품이었다. 극장에 걸리지 못하고 바로 DVD로 출시되었지만 90만달러의 제작.. 영화 2022. 8. 14.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 미국은 그들에게도 기회의 땅이었을까 미국은 흔히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지만 전부 다 그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넷플릭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 2020)는 미국에 태어났지만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오하이오의 노컴스티프와 웨스트버지니아의 콜크리크라는 미국 사람도 잘 모를 것 같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이 영화의 주역들은 초강대국의 길을 걷던 미국에서도 소외된 계층에 속한다. 2차대전의 병역을 마쳤고 성실하게 일하지만 여전히 가난에서는 벗어날 수 없던 아버지와 그 아들 또한 베트남 파병을 꿈꾸며 마무리되는 일종의 루프를 생각해 보면 고난으로 가득 한 윤회가 떠오를 정도. 이기심과 욕망으로 가득한 사람들 사이에서 덜 이기적이고 더 나누려는 주인공과 그 .. 영화 2022. 7. 24. 위험한 거짓말들 - 스릴러가 긴장감이 없네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떤 사람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거짓말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 때문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또 그 문제 때문에 다른 거짓말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기도 한다. 넷플릭스 영화 위험한 거짓말들(Dangerous Lies, 2020)은 그런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부부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이미 가진 것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욕심 때문이다. 처음에는 작은 거짓말도 다른 사건을 만나면서 그 무게는 무거워지면서 결국 원래의 목적과 상관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을 불러온다. 제목에는 충실하다.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디선가 본 듯한 인물과 사건, 심지어 사건 배경까지 반복된다는 것이다. 연출까지 진부한지라 기계적으로 사건이 이어진다. 그나마 반전을 준다는 부분도 .. 영화 2022. 7. 9.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