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우주9 콩닥콩닥, 블러시 - 지구인과 외계인의 애틋한 사랑 콩닥콩닥, 블러시(Blush, 2021)는 외계인과 지구인의 사랑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작고 황량한 별에 추락한 우주비행사는 호흡할 공기가 떨어지기 직전 외계인이 뿜어주는 공기를 마시면서 함께 살아가게 된다. 둘은 곧 사랑에 빠지고 사랑스러운 딸 두명을 낳지만 외계인 아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몸이 약해지고 죽음을 맞이한다. 다시 숨쉴 수 없게 된 남자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이 작품 속에서 우주비행사와 외계인은 비록 종족이 달라도 서로 지극히 사랑하는 부부다. 사랑으로 구원받은 남성이 아내의 이른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지만 그녀가 남긴 존재로 인해 다시 살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는 비록 배경이 우주의 외딴 별이라도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어 준다. 감독과 각본을 맡은 Joe Mateo의 자전적인 .. 단편 2023. 3. 14. 원 스몰 스텝 - 꿈을 포기하기 전 깨달아야 할 것 원 스몰 스텝(One Small Step, 2018)은 중국과 미국 양쪽에서 사업 중인 Taiko 스튜디오에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중국계 소녀 루나는 우주 비행사가 되고자하는 꿈이 있었다. 신발을 고치는 일을 하며 묵묵하게 뒷바라지를 하는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던 루나는 오랜 기간 공부하고 체력을 길러 우주비행사 지원 프로그램에 응시하지만 떨어진다. 때마침 아빠까지 세상을 떠나며 실의에 빠진 루나. 그녀는 정말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꿈을 향해 매진한다는 점에서는 지난 번에 소개해 드린 코인 오퍼레이티드(2017)와도 닮은 구석이 있지만 이 작품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있어서 본인 뿐만 아니라 아빠의 응원과 도움도 중요했음을 알려준다. 더 나아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료의 손을.. 단편 2023. 3. 10. 스타쉽 트루퍼스 - 스타크래프트 영화가 여기있네 스타쉽 트루퍼스(Starship Troopers, 1997)는 외계인과 우주전쟁을 벌이는 밀리터리 SF 계열에 속하는 영화다. 배경만 본다면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2005)이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2014) 등과도 비슷하겠다.이 작품은 SF 소설계의 거장인 로버트 A.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의 원작 소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 다르다. 원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시민권에 대한 논의는 가볍게 넘어가고 군국주의는 감독 폴 버호벤이 로보캅에서 보여주던 식의 패러디 소재가 되었으며 소수 정예의 강화복과 강하 캡슐을 쓰는 엘리트 병사들의 전투는 예산이나 기술 부족 때문인지 알보병의 무식한 개떼 전술이 되어버렸다. 특히 후자 부.. 영화 2022. 12. 25. 더 문 - 우주 시대의 나 홀로 기러기 아빠, 그런데 누가 숨어있다 더 문(Moon, 2009)은 포스터와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달을 배경으로 한 SF 장르의 영화다. 거대한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고 주연인 샘 록웰(Sam Rockwell) 혼자 나오는 영화인지라 대중적으로 성공하기에는 애초부터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은 매력적인 요소가 꽤 많다. 달에 홀로 남아 헬륨-3를 채굴하여 지구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샘이 겪는 이야기 속에서 주연을 맡은 샘 록웰은 무척 괜찮은 연기를 펼친다. 그와 그의 AI 조수인 거티의 대화는 은근히 재미있고 작품 전체를 둘러싼 반전 또한 완전히 뒤통수를 칠만한 건 아니었지만 풀어내고 밝혀진 진실에 대응하는 과정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SF 장르라는 점을 빼고 말하더라도 달에 홀로 남아 일하며 외로움에 젖어있는 샘을 보면 .. 영화 2022. 10. 24. 월-E - 인간은 고도비만이 되고 로봇은 사랑을 알게 됐지 월-E(WALL-E, 2008)는 픽사의 최고 작품들을 꼽을 때 늘 오르내리는 걸작 애니메이션 영화다. 오염된 지구를 버리고 떠난 인류 대신에 지구에 홀로 남아 청소를 되풀이하는 로봇 월-E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뒤돌아보지 않고 그야말로 직진만 하는 월-E의 뜨거운 사랑과 함께 연인을 위한 자기 희생, 여기에 인류의 구원까지 담아버리는 야망을 한편의 영화에 무리없이 담아내는 위업을 달성한다. 지금 봐도 외로움 속에서 매일 반복되는 청소를 수행하는 월-E의 일상은 애틋하고 월-E의 이브의 우주 데이트 장면은 지극히 낭만적이다. 처음에는 임무만 생각하던 이브가 월-E를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으며 초고도비만이 된 인간들은 그저 조연. 엔딩 크레딧도 후일담을 시대별 예술적 유행을 살려.. 영화 2022. 9. 27. 인터스텔라 - 우주가 딸사랑 아빠를 만나면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라는 글월로 유명한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는 이례적으로 우리나라에서 SF 장르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기념비적인 영화다. 그동안 천만관객 영화는 종종 나왔지만 대한민국에서 SF 장르는 인기가 한정적인지라 기껏해야 스페이스 오페라에 속하는 아바타 정도가 있었을 뿐이다. 별과 별 사이를 뜻하는 인터스텔라의 배경은 병충해와 기후 변화로 식량 생산이 줄어들어 인류 멸망의 위기에 치닫고 있던 가까운 미래의 지구다. 과거 우주선 조종사였던 조셉 쿠퍼는 우연히 인류를 구하기 위한 우주여행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지만 대신 가족과는 생이별을 해야 한다. 조셉이 고민 끝에 우주로 출발하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관 속에 들어간 배트맨을 살려낸 다크나이트 시리즈나 환.. 영화 2022. 9. 23. O2 - 캡슐에 갇힌 그녀, AI는 진실을 말하는 걸까? 한 여성이 빨간 비상 조명만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꺠어난다. 그 크기는 마치 관과 같은 정도. 공포에 사로잡혀 몸부림치지만 바깥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넷플릭스 영화 O2(Oxygen, 2021)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녀는 의료 인터페이스 담당 AI인 밀로의 안내에 의해 의료용 극저온 캡슐에 갇혀있으며 산소는 35% 밖에 안 남았음을 알려준다. 그녀에게는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밀로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떠올리려 노력한다. 산소는 줄어드는 와중에 경찰서에 연락하는데 성공하고 그들은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이 작품의 선배 격인 베리드(Buried, 2010)와 비슷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리메이크도 아닌 다른 영화가 똑같이 진행되면 재미없기에 O2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영화 2022. 8. 29. 그래비티 - 우주를 가장 가깝게 체험하게 해주는 SF 명작 사람이 우주로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SF 영화가 나름의 답을 해왔다. 어떤 영화는 똥감자를 키워야 한다고 했으며 또 다른 영화는 배 안에 에일리언의 알을 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비티(Gravity, 2013)는 전혀 다른 답을 들려준다. 우주답게 매우 조용히. 그래비티의 주인공인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은 인공 위성의 잔해의 습격으로 인해 조난당한다. 타고 온 우주선은 파괴되었고 동료들도 모두 죽었지만 수많은 고난을 넘어 결국 지구로 무사히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여기까지 보면 어쩌면 흔한 이야기같지만 그래비티는 우주의 이야기다. 이 부분이 모든 걸 바꾼다. 우주를 이 정도로 잘 표현해 낸 영화는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그래비티는 지.. 영화 2022. 7. 28. 마션 - 똥감자와 공밀레가 해냈다. 앤디 위어(Andy Weir)의 인기 소설을 바탕으로 한 마션(The Martian, 2015)은 로빈슨 크루소의 SF 버전이라고 봐도 좋을 설정을 갖고 있다. 화성 탐사 중 낙오된 한명의 생존 투쟁과 그를 구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이야기. 덕분에 지구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은 오직 그를 살려 데려오기 위해 수없이 날밤을 새고 평소에는 택도 없었던 국제 협력이 이뤄진다. 낙오된 본인도 실내로 화성 흙을 들여와 똥감자를 키우고 공기새는 화성 기지는 테이프와 비닐로 떼우며 오래된 우주선을 파내 지구와의 통신을 복구하는 등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고생이 많다. 마션은 지금 봐도 흥미로운 과학적인 설정이 풍부하게 담겨있지만 부족한 고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주는 중요한 교훈은 역경이 긍정적인 마.. 영화 2022. 7. 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