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17년작23 더 큐어 - 장어를 견뎌야 끝까지 본다 더 큐어(A Cure for Wellness, 2017)는 대형 금융사의 직원인 록하트가 이사회의 명령으로 스위스에 있는 오래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대표를 데리러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장르의 영화가 그렇듯 록하트는 그 병원에서 못 나오게 되고 그 안의 비밀을 하나 둘 파헤치며 사건은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문제는 파국을 향해 가긴 하는데 느리게, 정말 느리게 움직인다. 반전이 될만한 이야기가 있긴 한데 그리 길게 풀어줄 만한 정도로 복잡한 이야기도 아니어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 진상을 파악해도 놀랍기보다는 겨우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오래 끌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전체 상영시간이 두시간을 훌쩍 넘어 146분인데 90분 정도로 줄였으면 오히려 그럭저럭 괜찮게 봤을 법하다. 그럼에도.. 영화 2022. 9. 6. 코코 - 죽은 후의 세상도 생각보다 괜찮아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코코(Coco, 2017)는 멕시코 전통의 명절인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주인공 미구엘은 음악을 하고 싶고 재능도 있지만 가족의 반대로 가업인 신발 만드는 일을 이어받아야 했다. 우연히 죽은 자의 세상으로 넘어가게 된 미구엘은 오래 전 죽은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 델라크루즈가 자신의 고조부인 것이라 생각하고 그를 만나 음악가로 인정받고자 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멕시코 풍 음악과 함께 환상적일 정도로 아름답게 표현된 죽은 자의 세상이 될 것이다. 보통 사후 세상에 대한 이미지는 어둡고 무섭고 황량한 느낌인데 코코에서 바라보는 저승은 흥겹기 그지없다. 유령신부(Corpse Bride, 2005)나 크리스마스의 악몽(The Nigh.. 영화 2022. 9. 2. 레고 배트맨 무비 - 진정한 배트맨은 레고 세상에? 레고 배트맨 무비(The LEGO Batman Movie, 2017)는 레고 무비(The LEGO Movie, 2014)의 성공에 힘입어 일종의 스핀 오프 성격으로 나온 또 하나의 레고 영화다. 물론 이번 편은 배트맨이 DC 코믹스의 세계관에서 레고 무비 스타일로 펼치는 여러가지 모험담이 중심이 된다. 덕분에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별로 재미없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 아는 분들에게는 배트맨과 DC 코믹스가 정말 진하게 농축된 엑기스를 맛볼 수 있다.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슈퍼 히어로 계의 터줏대감 격인 배트맨에 대해 수많은 농담과 패러디를 던지면서도 그의 모험, 고뇌와 성장, 그리고 새로운 가족의 결성까지 제법 설득력있게 그려낸다. 게다가 이 모든 걸 관객의 연령층을 고려한 듯 쉽게 풀어내는 .. 영화 2022. 9. 1. 슬기로운 감빵생활 - 순한 맛 교도소 이야기 지금은 오징어게임에 밀렸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슬기로운 감빵생활(Prison Playbook, 2017-2018)은 배우 박해수의 대표작이었다. 잘 나가는 프로야구선수 김제혁 역을 맡은 그는 여동생에게 나쁜 짓을 하려는 이와 싸우다가 과잉방위로 상대가 사망하는 바람에 교도소에 들어가 생활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구치소와 교도소의 생활이 소재이기에 방영시부터 제법 화제가 되었다. 다만 김제혁은 워낙 대중적인 인기가 많은 선수인데다가 장래 처남 후보로 유력시되는 절친이 교도관인지라 그 안에서도 꽃길만 걷는다는 점에서 순한 맛만 보여주는 감빵생활이라서 오히려 주인공보다는 그보다 어려운 처지의 다른 재소자나 교도관들 등 주변 인물들의 사연이 더 흥미로운 편. 구치소와 교도소가 소개되는 밀도높.. 드라마 2022. 8. 22. 정글 - 해리포터 아닌 머글이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영화에서 정글이라고 하면 보통 모험이 펼쳐지는 무대 정도로 쓰이는게 보통이다. 맹수나 독충, 원시부족 등의 위험은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동료들과 함께 이를 다 해결하고 적까지 무찌르는게 보통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글의 지배자로 올라서기까지 한다. 하지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정글(Jungle, 2017)에서의 정글은 그냥 모험의 배경 정도가 아니다. 한낱 머글 보통 사람일 뿐인 주인공을 압도하고 위협하는 총체적인 무언가로 존재하기에 이 영화를 보고 난 후라면 정글에 대한 낙천적인 생각이 많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요시 긴스버그는 군 복무를 마친 후 새로운 모험을 하고 싶은 김에 정체 모를 정글 가이드 칼의 꾐에 넘어가 다른 두 친구와 정글을 탐험하기로 한다. 당연히 문제는 생.. 영화 2022. 8. 8. 킬러의 보디가드 - 사람잡는 킬러를 지키라니 킬러의 보디가드(The Hitman's Bodyguard, 2017)는 제목만 봐도 주요 내용을 짐작할 만한 영화로 최고의 킬러를 최고의 보디가드가 경호한다는 핵심 아이디어를 충직하게 지킨다. 여기에 킬러와 보디가드 사이에서 생기는 우정과 각자의 연인까지 엮어버린다. 2017년 개봉 당시 기준으로는 초반의 전개는 신선한 부분이 있었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소심한 보디가드 연기나 킬러 역으로 입이 걸죽한 새뮤얼 L. 잭슨과 티격태격하는 장면 또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장르의 특성상 정말로 심각한 갈등같은 건 없고 금방 금방 해결된다. 악인만 죽이는 킬러라니 도덕적인 문제도 해결. 두 주인공 뿐만 아니라 킬러의 아내 역의 셀마 헤이액도 괜찮았고 악역 또한 게리 올드만을 데려다놨으니 영화가 전체적으로.. 영화 2022. 8. 2. 메이헴 - 직장인들의 판타지와 스트레스를 모아봤다 메이헴(Mayhem, 2017)은 바이러스 검출로 통제구역이 된 한 대기업 건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속 세계관에서 ID7이라는 바이러스에 걸리면 사람은 이성과 절제력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실제로 감염된 사람이 동료 직원을 살해한 사람이 바이러스 탓이라 하여 법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한다. 주인공인 데릭은 이 무죄 판결을 받도록 변호한 타워스 앤 스마이스 컨설팅에 다니는 변호사로, 밑바닥부터 노력하여 나름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 인물이다. 양심을 팔아가며 일하고 있지만 가능한 주변 약자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사인 카라가 자신의 실패를 데릭에게 덮어씌우면서 졸지에 해고당하게 되는데, 이때 회사에 ID7 바이러스가 검출된다. 회사 건물 전체가 방역을 목적으로 완전히 외부와 .. 영화 2022. 7. 27. 퀸스 갬빗 - 체스를 몰라도 빠져드는 프로 체스의 세계 넷플릭스 7부작 미니시리즈인 퀸스 갬빗(The Queen's Gambit, 2017)은 엘리자베스 하먼이라는 프로 체스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불우한 과거에서 빛나는 성공, 위기와 역전까지 이런 장르의 전형적인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지만 이 드라마는 보는 이들을 말 그대로 빨아들인다. 하먼 역을 맡은 안야 테일러조이(Anya Tailor-Joy)는 다른 이가 주인공인 퀸스 갬빗 드라마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시종일관 온전히 이야기를 장악한다. 열정을 불태우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성공했다가 좌절하고 방황하다가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어쩌면 전형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시청자들은 어느 새 하먼에게 공감하고 빠져들게 된다. 체스 시합 전개는 물론이고 음악, 배경, 소품까지 섬세하게 준비한 연출을 맛보.. 드라마 2022. 7. 7. 제럴드의 게임 - 수갑에 묶인 그녀 곁에는 급사한 남편 소설가 스티븐 킹(Stephen King)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영화 제럴드의 게임(GERALD'S GAME, 2017)은 남편과 오랜만에 한적한 곳에서 휴가를 즐기려고 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다. 문제는 남편이 재미삼아 아내에게 수갑을 채운 상태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것. 수갑은 풀 수 없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으며 연락도 못 한다. 이대로는 어처구니없이 굶어죽게 된 상황에서 떠오르는 까맣게 잊어버렸던 기억. 주인공이 수갑에서 탈출하느냐 못 하느냐에 관한 극히 단순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이 제럴드의 게임은 끊임없이 그 모습을 바꿔나가며 시청자로 하여금 마음을 놓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게 한다. 다만 스티븐 킹의 작품 세계에 익숙하지 않거나 그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거부감이 있을 수도 .. 영화 2022. 7. 6. 배드 지니어스 - 컨닝은 만국공통 태국 영화 배드 지니어스(Bad Genius, ฉลาดเกมส์โกง, 2017)는 컨닝으로 시험 점수를 따는 이야기로 어쩌면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소재를 영화로 만든 셈이다. 학력을 수단으로 삼는 시대를 맞아 돈많은 이들이라면 학력도 살 수 있으며, 이를 파는 영화 속 린과 같은 사람 또한 있을 수 있다. 주인공 린 역할을 맡은 추띠몬 쯩짜런쑥잉이 말 그대로 멱살잡고 끌고 나가는 이 배드 지니어스는 다소 무리한 설정이 가끔 보이긴 해도 무난하게 관객을 영화 속의 학력 거래장터로 데려간다. 다만 주인공이 마지막에는 다소 성급하게 도덕주의로 가버린게 아닐까 한다. 태국 영화지만 전세계적으로 통하는 이야기라는게 슬프다면 슬픈 일. 이리워치 평점 [?] ★★★★★★☆☆☆☆ 6/10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2022. 7. 2. 사탄의 베이비시터 - 꽉 찬 B급! 사마라 위빙 매력 발산 영화 미국에는 젊고 예쁜 베이비시터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이 있는 듯 하다. 넷플릭스 영화 사탄의 베이비시터(The Babysitter, 2017) 또한 그런 판타지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다. 물론 그런 상상을 따라가기만 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의 중심에 있는 베이비시터 '비' 역할에 딱 맞아 떨어질 법한 사마라 위빙(Samara Weaving)을 중심으로 피끓는 사춘기 12살 소년 콜과 개성적인 악당 조연들이 꾸려가는 이 영화는 뜻밖에도 허술한 싸구려 작품은 아니다. 그렇다고 웰메이드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으니 피가 많이 튀는 B급 청춘 코미디 장르가 괜찮다면 추천. 이리워치 평점 [?] ★★★★★★☆☆☆☆ 6/10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보러가기 넷플릭스 사탄의 베이비시터 시리즈 리뷰 사탄의 베이비시터 -.. 영화 2022. 6. 30.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