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추리17 인헤리턴스 - 미스터리도 화면도 모두 어두워 인헤리턴스(Inheritance, 2020)는 정의로운 지방 검사로 살고 있던 로렌이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유산에 지하실에 가둬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무려 30년이나 갇혀있던 그를 가둔 건 바로 아버지 본인. 그녀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내고 어떻게 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지하실에 수십년 가둬둔 사람을 유산으로 물려받는다는 소재는 제법 신선한 편인지라 연출과 각본에 따라 얼마든지 흥미롭게 끌고 갈 수 있었을 것지만 이 영화는 그러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반 이후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라 이어진다는 점. 정의롭고 머리도 좋다는 주인공 로렌의 이성이 갑자기 사라졌는지 관객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과 판단이 이어진다. 결정적으로 위험한 인물을 제대로 된 경고없이 유산으로 물.. 영화 2022. 9. 29. W 살인사건 - 살인은 주부도 각성시킨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전업주부인 마그다가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W 살인사건(W jak morderstwo, In for a murder, 2019)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폴란드 영화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미스 마플 시리즈와 닮은 곳이 많다. 평범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탐정 역인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또한 마찬가지. 덕분에 관객들 또한 어느 정도는 미스 마플 시리즈 같은 정통 추리물을 기대하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 마그다에게는 풀어야 할 살인사건도 있지만 자신을 무시하는 권위주의적인 남편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이 두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지라 이야기도 두 갈래로 나눠진다. 정작 살인사건은 발견부.. 영화 2022. 9. 22. O2 - 캡슐에 갇힌 그녀, AI는 진실을 말하는 걸까? 한 여성이 빨간 비상 조명만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꺠어난다. 그 크기는 마치 관과 같은 정도. 공포에 사로잡혀 몸부림치지만 바깥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넷플릭스 영화 O2(Oxygen, 2021)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녀는 의료 인터페이스 담당 AI인 밀로의 안내에 의해 의료용 극저온 캡슐에 갇혀있으며 산소는 35% 밖에 안 남았음을 알려준다. 그녀에게는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밀로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떠올리려 노력한다. 산소는 줄어드는 와중에 경찰서에 연락하는데 성공하고 그들은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이 작품의 선배 격인 베리드(Buried, 2010)와 비슷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리메이크도 아닌 다른 영화가 똑같이 진행되면 재미없기에 O2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영화 2022. 8. 29.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시즌 1 - 속물이 인격을 쌓는 과정 올해 넷플릭스로 나온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2022)는 마이클 코넬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시즌제 드라마다. 나름대로 유능하면서도 돈 밝히는 변호사인 미키 할러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이리워치에서도 2011년에 나온 극장판을 다룬 적이 있다. 원작소설 기준으로 대략 극장판에서 이어진다고 봐도 좋은데, 아무래도 더 긴 호흡으로 담을 수 있게 된 만큼 미키 할러와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극장판보다 자세해졌다. 마누엘 가르시아룰포(Manuel Garcia-Rulfo)가 연기하는 미키 할러는 그에게 일어났던 사고 때문인지 정신적으로 훨씬 여리고 고민이 많은 모습이다. 극장판에서의 날카로움은 줄어들고 많이 둥글둥글해진 모습. 속물 타이틀은 이제 떼어버려도 좋을 것 같다. 재미는 나름 보장되어 .. 드라마 2022. 7. 12.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속물 변호사가 세상을 상대하는 법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The Lincoln Lawyer, 2011)는 돈 밝히는 변호사인 미키 할러가 부자 의뢰인을 맞아 법정 안팎에서 벌이는 이야기다. 속물이긴 하지만 그는 변호사로서 유능하다. 두번 이혼했지만 전처들과는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며 딸에게도 애정을 갖고 있으며 의뢰인들과도 대부분 잘 지낸다. 그러나 새로 맞은 의뢰인은 돈이 많은 건 좋지만 자기 이상의 속물인데다가 변호사인 자신까지 속이려 든다. 미키 할러를 맡은 매튜 맥커너히(Matthew McConaughey)는 느물거림 속의 날카로움 또한 자연스럽게 섞어주는데, 2022년 새로 나온 넷플릭스 드라마의 미키 할러보다 더 날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첫번째 부인 역할로 11년이 지난 지금과.. 영화 2022. 7. 8.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