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박스(Bird Box, 2018)는 조시 맬러먼(Josh Malerman)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영화다.
줄거리
맬로리는 아이를 임신하고 정기 검진을 위해 동생과 함께 병원에 다녀오는 중 사람들이 무언가를 바라보자 마자 하나 둘 자살하기 시작하는 현상을 목격한다. 동생마저 그녀의 눈 앞에서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고 근처의 집으로 숨지만 그것만으로 안전해진 것은 아니었다.
★★★★★★★ 7/10
몸이 100냥이면 눈이 90냥
리뷰
사람의 눈은 지구에서 문명을 쌓고 다른 생물군에 비해 우위를 달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기에 적지 않은 아포칼립스 장르 작품들이 인류가 멸망 또는 쇠퇴하는 조건으로 시각을 잃는 상황을 설정한다.
이 작품 또한 시각이 문제가 되는 것은 비슷한데, 아예 못 보는게 아니라 눈을 뜨고 무언가 보면 죽게 된다고 설정했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상황을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게 쉽지 않은데, 제작진은 매우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여준다.
우선 복잡하게 꼬인 이야기없이 과거와 현재를 천천히 반복하면서 관객에게 이야기를 조금씩 납득시킨다. 사이 사이 약간의 변화를 주고 주인공 일행에게 지속적으로 난관을 부여함으로써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계속 시청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더해 주인공 맬로리 역을 맡은 샌드라 블록은 무너진 인류 문명의 폐허 속에서도 어떻게든 아이들 만큼은 살려서 데려가려는 절실함을 온몸으로 공감시키는 훌륭한 연기를 펼친다. 중반까지 나오는 존 말코비치 또한 이야기 속의 무게를 잡아주는데 한몫한다.
결국 인류를 구원하는 것은 또 다른 인류일 뿐이라는 교훈을 안기며 결말은 나름의 해피엔딩.
추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 작품으로 샌드라 블록의 팬이라면 꼭 보시길.
여담
제목인 버드 박스(Bird Box)의 뜻은 새를 키울 수 있는 상자인데, 영화 속에서도 새와 버드 박스가 중요한 아이템이긴 하지만 조금 더 깊게 해석하면 인류가 실내에 갇혀있는 상태가 됨으로써 버드 박스 속 새처럼 작은 상자 안에 갇힌 신세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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