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파트로 나누어 방영된 16부작 드라마 더 글로리(The Glory, 2022~2023)가 마무리되었다. 파트1(시즌1)은 2022년 12월 30일, 파트2(시즌2)는 2023년 3월 10일 공개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가난했기에 끔찍한 학교폭력(학폭)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문동은은 18년간 준비하여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복수를 진행한다.
작가 김은숙은 16편의 이야기를 통해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 시스템, 특히 학교와 경찰이 권력과 자본에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줌과 동시에 왜 문동은이 사적 제재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지 시청자를 효과적으로 설득한다.
특이한 건 복수는 간접적으로 진행된다는 점. 문동은은 당사자에게 직접 복수하기 보다는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활용하여 스스로 파멸하게끔 유도한다. 잘못하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방식이지만 작가는 등장인물들 한명 한명에게 각각 개성을 부여하고 살아있는 캐릭터로 만듦으로써 그들 각각의 결말에 납득시킬 수 있었다.
여기에는 주연 송혜교 뿐만 아니라 전재준 역의 박성훈, 하도영 역의 정성일, 강현남 역의 염혜란, 이사라 역의 김히어라, 최혜란 역의 차주영, 주여정 역의 이도현, 손명오 역의 김건우 등 조연들의 좋은 연기가 든든한 받침이 되었다.
특히 박연진 역의 임지연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복수극의 최종 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목도에 있어서는 주연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악당이지만 딸과 강아지한테는 무한 사랑을 베풀었던 전재준이나 김은숙 작가 공인 나이스한 개새x였으나 문동은을 만나 바뀌는 하도영 등은 그 특유의 캐릭터성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결말에서는 문동은이 자신을 괴롭힌 모든 이들에게 복수를 이룬다. 일반적인 복수극과 다르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는 점도 독특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원한 때문일 수 있는 이 복수극에 문동은을 위해, 죽은 윤소희를 위해 뜻있는 사람들이 오래 전 남겨놓은 유산은 힘을 보탠다. 그리고 그 모두의 힘을 모아 정의는 실현된다.
하지만 복수를 이룬 다음의 문동은은 텅 비었다. 자신의 반평생을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기 때문일까. 그녀는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고까지 하지만 동은의 마음을 돌리게 한 건 자신과 같은 지옥에 빠져있는 여정 때문. 그녀는 살기로 하고 다른 이의 복수에 동참하기로 한다. 이게 파트3(시즌3)로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그렇고 이 드라마에도 트럭이 나온다. 우리나라 작가들이 참 좋아하는 듯.
이리워치 평점 [?]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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