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센도(Crescendo, 2023)는 2022년 열렸던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영화다. 즉, 여기 나오는 이야기는 생략은 있었을지언정 대부분 사실이 되겠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Van Cliburn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는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의 이름으로 1962년 시작된 국제 피아노 콩쿠르다. 무려 60년을 자랑하는 전통의 이 대회에 입상하면 상금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니 젊은 피아니스트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일 것이다.
다큐멘터리답게 30명이 참가하는 예선부터 시작하여 참가자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음악과 이야기를 듣는다. 물론 모든 참가자가 골고루 나오는 것은 아닌데 당사자의 의향에 따라 편집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보이는데, 의외로 한국인이 적지 않다.
예선에 올라갈 정도면 고향에서 천재 소리는 들었던 사람일 것이고 그들의 이야기는 꽤 재미있다. 그 반짝거리는 젊은 천재들이 준준결승, 준결승을 올라가면서 어려움을 맞이하고, 극복하거나 때로는 좌절하는 모습은 피아노라는 분야만 바꾼다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기에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지루하지 않고 흥미를 유지한다.
그러나 크레센도의 가장 좋은 미덕은 피아노 콩쿠르를 배경으로 한 까닭에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일 것이다. 좀 더 오디오 시설이 좋은 극장에서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작품 내내 귀는 즐겁다. 한가지 흥미로웠던 부분은 금메달을 받은 임윤찬을 제외한 은메달과 동메달 수상자의 국적은 지금 전쟁 중인 두 나라라는 점.
이리워치 별점 ★ 7/10
천재들의 열정은 구경하는 것은 즐거운 일
이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 대부분은 우승자는 한국인 임윤찬이었던 것을 알테니 스포일러 방지는 필요없을 것이다. 수많은 평론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도 없이 확실히 임윤찬은 금메달이 아깝지 않은 대단한 연주를 보여준다.
반 클라이번에서 임윤찬이 상을 받은게 아니라 반대로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를 빛내줬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승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실황은 여기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들어보시길.
참고로 이 곡 공개 이후 반 클라이번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급증하여 유튜브 실버 버튼을 받게 되는데, 반 클라이번 측에서 공식적으로 임윤찬 덕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12분 버전으로 CGV에서만 상영한다. 이 리뷰를 쓰는 시점에서도 극장에서는 아직 안 내려갔으니 빨리 가시면 볼 수 있다.
그리고 크레센도는 이리워치에서 2023년 마지막 날 보고 2024년 첫 날 리뷰를 쓴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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