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 4(Kung Fu Panda 4, 2024)는 드림웍스의 인기있는 프랜차이즈 영화 쿵푸팬더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2016년에 나온 3편에 이은 8년만의 신작이다.
보통 아무리 인기 작품이라도 3편 정도 나오면 할 이야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쿵푸팬더 3편에서 포의 성장에 나름의 방점을 찍었고 최종 보스 카이 또한 관객이 보기에도 더할 나위 없는 최강이었다.
정말로 오랜만에 나온 4편은 그 이상을 넘거나 적어도 비슷해야 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러지 못했다.
대신 이번 쿵푸팬더 4편을 휘어잡는 키워드는 바로 저예산.
전작들과는 달리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쿵푸팬더 4편은 여러 모로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며 이야기 수준이나 애니메이션 품질은 좀 괜찮은 TV 드라마 수준에 가깝다. 클라이막스의 대결 장면마저 밋밋하다.
4편이나 나온 프랜차이즈 답지 않게 전작에 나온 주요 인물들은 찾기 힘들어 당황스럽다. 무적의 5인방은 쿠키 영상에만 아주 조금 나오지만 대사는 없고 전작의 최종 보스들이 나오긴 하는데 타이렁 빼고는 말이 없어 어색하기 그지없다. 덕분에 우리는 영화 내내 전작 출연진 가운데에서는 포와 포의 두 아빠, 포의 스승인 시푸, 그리고 타이렁의 말만 들을 수 있다.
여기서 도출되는 결론은 단 하나. 제작비에서 성우 캐스팅 비용을 아낀 것 같다.
본편의 최종 보스인 카멜레온의 강함도 어설프다. 다른 강자의 힘을 빼앗아 쓴다는 설정인데 문제는 이들 모두 포가 다 이겼던 상대라는 점. 덕분에 포가 진다는 위기감은 전혀 없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전작 최강자들이 카멜레온에게 무시당한다는 점이다. 1편의 타이렁은 대사라도 있지만 2편의 센이나 3편의 카이의 비중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이들의 강함에 공감했던 전작 팬들은 4편에 공감하기 힘들어진다.
아무튼 그저 그런 최종 대결 장면에서 카멜레온은 포를 어찌어찌 위기에 빠뜨려 놓지만 정작 며칠 쿵푸를 배우지도 않은 젠이 카멜레온을 한방에 쓰러뜨린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 캐릭터 젠이 나온다.
영화가 처음 시작하자마 마스터 시푸는 포에게 뜬금없이 용의 전사 자리를 넘기라고 강요한다. 아직 포는 현역으로 활약할 역량이 충분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온 것도 아닌데 왜 그래야 하는지 제대로 된 설명은 없다.
이때 도둑으로 등장한 여우 젠은 포와 친해져 몇번 무술을 배우더니 나중에는 한방에 최종 보스를 해치울 정도로 급성장을 해낸다. 1편에서 포의 성장도 말이 안 되는 속도였지만 그래도 코미디를 섞어가면서 최대한 시간을 들여 풀었다.
그러나 범죄자였던 젠은 그냥 강해지고 용의 전사 자리를 받는다. 그리고 한방에 적 보스를 무찌르며 과거의 잘못은 모두 용서받는다.
이 정도로 성의없는 서사를 가진 영웅은 인기를 끌기 힘들다. 픽사의 카 3: 새로운 도전(2017)에서 새로 주인공이 된 크루즈를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용의 전사는 이제 젠이 되었으니 다음 편부터는 쿵푸폭스가 될 수도 있겠다. 포를 연기하는 잭 블랙의 출연료가 젠을 연기하는 아콰피나보다 훨씬 비싸니 그럴 가능성도 많다.
전작들의 후광 덕에 이번 편까지는 돈을 벌겠지만 다음 편도 이 모양이면 드림웍스의 효자였던 쿵푸팬더 시리즈도 이제 장사하기 힘들 것 같다. 그나마 마지막에 타이렁이 포를 인정하는 장면은 전작 팬들을 위한 거의 유일한 서비스인 듯.
이리워치 별점 ★ 4/10
뜬금 없는 후계자, 말 없는 전작 보스, 재미없는 대결 장면. 없는게 정말 많은 쿵푸팬더 4.
쿠키 영상과 미스터 비스트의 카메오 출연에 대해 보고 싶으면 아래 더보기를 누르시길.
쿠키 영상
본편 끝나고 스텝 롤 올라가기 전에 바로 나온다. 쿠키 영상의 내용은 무적의 5인방 관련이지만 역시 대사는 없다. 스텝 롤 뒤에는 아무 것도 안 나오니 그냥 가셔도 좋다.
카메오
전세계 1, 2위를 다투는 유명 유튜버인 미스터 비스트가 용의 전사 후보 중 하나인 돼지 팬더 목소리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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