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이 - 빈약한 이야기 속에 길잃은 배우들

이리워치 2023. 1. 24.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정이(JUNG_E, 2023)는 전투용 AI를 만들기 위해 한 용병의 뇌를 복제하여 실험하며 생기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미래 이야기인지라 장르는 일단 SF(Science Fiction).

가까운 미래의 지구는 온난화로 인해 살기 힘든 환경이 되고 지구와 달 궤도 사이에 쉘터를 여러개 만들어 대부분의 인류는 그곳에 옮겨 가 살게 된다. 그 쉘터 가운데 일부가 아드리안 자치국이라고 독립하면서 지구 측과 내전이 일어나고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설의 용병이라는 윤정이의 뇌를 복제하여 완벽한 전투용 AI를 만들려 한다.

미래에 대한 이토록 야심찬 설정은 안타깝게도 모순과 오류가 적지 않고 독창적인 부분은 찾기 힘들다. 핵심 주제인 전투용 AI 연구만 봐도 우주 스케일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기껏해야 뛰어난 전투병 한명에 불과한 개인의 뇌보다는 새로운 무기나 뛰어난 전략 전술을 연구하는게 더 중요할 것이다. 뇌복제에 대한 부분 또한 그저 겉핥기 수준으로 다뤄지고 끝.

비단 SF 장르 차원이 아니라 극영화로 봐도 이 작품은 아쉬움이 많다. 이야기에 구멍이 많아 튀어나오는 많은 의문은 끝까지 해결되지 않고 특히 오랜 기간 엄마의 뇌를 전문적으로 연구해 왔다는 윤정이의 딸 윤서현의 갑작스러운 결단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영화건 게임이건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많은게 이 작품의 특징.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연출한 감독이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연출과 대본 모두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액션이 대신 채워주는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배우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었을테니 연기에 대한 평가는 의미가 없을 듯.


이야기의 밀도에 맞게 10~20분 정도로 줄여 만들었다면 단편으로는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뇌출혈로 고인이 된 강수연의 유작이 되었는데 여러 모로 아쉽다.

이리워치 평점 [?]

★★★☆☆☆☆☆☆☆ 3/10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스트리밍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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